한이나 시 ‘봉산산방’
기자명문태준 시인ㆍ불교방송 PD
가
봉산산방 뜨락에 피어있는 모란
붉은 마음 한 자락을 만나는 일
흰 나비 한 마리로 돌아오신
그분의 떠난 말씀을 보는 일
늙은 소나무에 한껏 피운 송화를 바라보며
마음속에 고운 눈썹 심어보는 일
나비 한 마리,
머물러 끝까지 자리를 지킨다
- 한이나 시 ‘봉산산방’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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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외경(外景)이 시인의 내면에 자리를 잡는 멋진 경과를 이 시를 통해 보게 된다. 어느 봄날에 시인은 붉은 모란의 개화를 통해서는 변치 않는 진심이 내게 있음을 깨닫고, 흰 나비가 날아오는 것을 통해서는 옛 사람의 고귀한 말씀을 떠올린다. 뿐만 아니라 송화(松花)가 핀 모양을 바라보고선 자신의 심중(心中)에 고운 눈썹의 문양을 그려 넣어본다. 마음에 고운 눈썹을 심는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아마도 얼굴에 화색(和色)이 가득하다는 뜻일 테니 인자한 안색(顔色)이요, 자비의 마음일 것이다.
문태준 시인ㆍ불교방송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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