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信仰人의 삶

“세상 바꾸기 위해서는 공유 지식 넓혀야”

“세상 바꾸기 위해서는 공유 지식 넓혀야”

‘함께 걷는 예수의 길’ 월례 미사

9일 ‘함께 걷는 예수의 길’이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위령 성월을 맞아 천주교 열사, 활동가 합동 추모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 뒤에는 신장식 의원(조국혁신당)의 이야기 나눔 시간이 마련됐다.

강론을 한 최기식 신부(원주교구 원로사목)는 사회 정의를 위한 활동은 ‘사랑’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신부는 교회가 정의를 부르짖고 불의한 사람을 비판하더라도, “만일 사랑이 없으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예수님은 하느님나라를 말할 때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을 떼어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나는 도와주는 사람, 가난한 사람을 도움받는 사람이라고 나누지 말”고, 그들과 같이 공감하고 고통받고 기뻐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난한 사람들 위에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아래에서 봉사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정의에 앞서 주님을 만나는 운동을 먼저 해야 한다며, 사랑이 없는 정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정의와 평화를 심으려면 정의와 평화 자체가 예수님이라는 것을 전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사회운동에 헌신하다 세상을 떠난 열사, 활동가들을 예수로 볼 수 있다면서, 그분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분들'에게' 기도를 부탁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9일 '함께 걷는 예수의 길' 월례 미사에서 최기식 신부(원주교구)가 강론하고 있다. ⓒ배선영 기자

이어서 신장식 의원이 ‘그리고 다시 민주주의를 이야기하자!’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지금 같은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사람들은 어떻게 광장에 모이는 것일까”(마이클 S. 최, 후마니타스, 2014)라는 책에 나온 공유 지식의 개념을 빌어 이야기했다.

공유 지식은 ‘내가 안다는 사실을 상대가 알고, 상대가 안다는 사실을 내가 알고, 나도 알고 상대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서로가 아는’ 상태를 일컫는 일종의 메타 지식이다.

많은 사람이 분노하고 저항할 의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집합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책에 따르면, 내가 참여할 거란 사실을 다른 사람들이 알고, 다른 사람들도 참여하리란 것을 내가 알고 있으며,

다른 사람이 참여할 걸로 내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도 아는 과정을 무한 반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복잡해 보이지만, 한 번의 눈맞춤이나 방송 전파를 타는 것만으로도 이런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신 의원은 이렇듯 공유 지식을 넓혀 가는 것이야말로 집단 행동을 이끌어 내는 데 가장 결정적이고, 평소에 우리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실천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도 끊임없이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사 뒤 이어진 이야기 나눔 시간에 신장식 의원(조국혁신당)이 강연하고 있다. ⓒ배선영 기자

질의응답 시간에 한 참가자는 신앙인, 종교 단체가 무엇을 하면 좋을지 물었다. 이에 ‘함께 걷는 예수의 길’은 보다 많은 신앙인이 함께하기 위한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함께 걷는 예수의 길’은 1970-90년대 가톨릭 사회운동에 참여했던 활동가와 이후 사회운동을 모색하는 이들이 신앙과 삶을 성찰하는 모임이다. 지난해 7월부터 매달 사회와 교회에 관한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가 있는 월례 미사’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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