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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큰 사랑 >
주님, 불충하고
어리석은 종을 용서하십시오.
그랬습니다. 가끔씩은,
아주 가끔씩은 당신의 향기보다
세상의 향기가 더 좋았고,
당신 속의 안식보단
세상의 잠이 더 깊고 편했으며,
당신의 부르심보다 세상의 유혹이
더 많이 달콤했습니다.
그래서 당신을 따르다가도
세상이 부르는 손짓에
번번이 끌려만 다녔습니다.
당신도 사랑하고
세상도 사랑하고 싶거늘,
당신은 한 가지를 마져 버리라 하십니다.
차마 한 가지라도
잃고 싶지 않기에,
차마 두 가지 모두를 갖고 싶기에,
오늘도 뼈저린 눈물과
희한의 긴 밤이 계속됩니다.
당신을 사랑하면 세상을 함께
사랑하지 못함을
눈물로 배우는 처절한 사제 수업,
주님, 제게서
속된 것을 지워주시고,
흔들림 없이
제 길을 걸어가게 하소서.
제 길이 마냥 꽃길이 아닌,
가시밭길이어야 함을
뼈저리게 알게 하소서.
더 큰 사랑을 위해
작은 사랑을 내어 놓고,
더 크게 아프고,
더 많이 아프고,
더 깊이 아픈
그런 밤을 만들어주소서.
하여, 더 외롭고
더 고독해진 연후에야
깨닫게 하소서.
당신을 향해 흘러온 눈물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천 번 만 번 저의 행복은 당신뿐이라
그리 고백하도록
이 밤도 더 많이 아프게 하시고,
더 크게 아프게 하소서.
- 김강정 <아침을 여는 3분 피정, 루카 복음 단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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