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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삶?

<흐르는 물의 자기경영>

<흐르는 물의 자기경영>

강물이

그 발원지에서부터 먼 길을

이리저리 휘돌아

대지를 적시며

막힘없이 흘러갈 수 있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요?

그 많은 산과 척박한

대지에 갇히지 않고

반드시 바다에 닿을 수 있는

힘 말입니다.

나는 그것을 물의

세 가지의

자기경영 원칙이라고 불러봅니다.

​ 첫번 째 원칙,

흐르는 물은 웅덩이를 만나면

반드시 채우고 넘는다.

유수불영과불행(流水不盈科不行).

스스로를 채우지 않고는

넘칠 수 없으니​

넘친 다음에 앞으로 나간다.​

서두르지 않는다.

『맹자』의 「진심(盡心)」편에

나오는 말이다.

배움은 차츰차츰

쌓여가는 것이며,​

쌓여 넘쳐야 비로소

통달하게 된다는 말이다.​

매일 하면 쌓인다.​

쌓이면 넘는다.​

매일의 힘이다.​

흐르는 물은 매일

그렇게 조금씩 나아간다.​

매일 넘치지 않으면

물은 대지의 어딘가에​

스며 사라지고 말 것이다.​

결코 강을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작은 개울 하나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두번 째 원칙,

흐르는 물은 산을 만나면

산과 다투지 않는다.​

산의 경계와

지경을 범하지 않는다.​

이것은 물의 비겁이 아니다.​

이것이 비겁이 아닌 이유는​

물은 자신의

단 한 가지 가치,​

낮은 곳으로 향하는

마음 외에는​

어느 것에도

복종하지 않는다.

​스스로 정한 단 한 가지

자기원칙만을

따르는 자는 오만한 자다.​

그 오만의 이름은 자유다.​

물은 얽매이지 않는다.​

항상 낮은 곳으로 스민다.​

그것은 내려놓음도,

겸손도 아니다.​

오직 제 뜻

하나에만 복종하는​

자유라는 이름은 오만이다.

세상의 인정을

너무 많이 기대하지 마라.​

세상이 나에게

기대하도록

허락하지도 마라.

세상의 인정을

구하다 보면

정신은 비루해지고,​

나의 자유는 얽매일 것이고,​

나는 그들의 기대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직 자신에게

약속한 것을 스스로​

행할 수 있을 때 자유롭다.

세번 째 원칙,

흐르는 물은

바다에 대한

그리움을 잊은 적이 없다.

세상의 잡사에 무심하다.​

오직 바다를 한한

열정밖에는 없다.​

강물의 꿈은 바다다.​

그 꿈을 잊은 적이 없다.​

낮은 곳으로 향하는

하나의 원칙에 의지하여,​

한 번도 쉬지 않고

앞을 막는

구덩이를 메우고,​

바다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바다에 이르러 비로소

평화 속에서 생을 마친다.

바다에 닿으려는 강의

꿈을 마음에 담아두자.​

바다를 꿈꾸었다면 푸른

열정으로 흘러야 한다.

자나 깨나

바다를 그리워하고,​

다른 모든 것들은

잊어버리도록 한다.

​ -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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