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들이는 용기를 가르쳐 준 나무>
다른 나무들은
살면서 수십번,
많게는 수천 번까지
꽃을 피우지만,
대나무는
60~120년 동안 단 한번
꽃을 피우고
그 즉시 생을 마감한다.
그 죽음의 형태는
또 얼마나 잔인한지,
한번 꽃이 피고
나면 땅속에 있던
숨은 줄기까지
모두 죽어버린다.
초토화된 그 현장에서
작은 싹들이
올라오지만
채 그 모습을 갖추기도
전에 다시 꽃을 피우고
죽기를 두 번,
그렇게 세 번 죽고
나서야 비로소
진짜 새 생명이 시작 된다.
그러나 이렇게
새로 시작 된 생명이
대나무 본연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는
또 십 년이라는
긴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대나무에게 있어서
꽃은 번영과 존속이 아닌
죽음과 맞바꾼
아픔이요. 고통이다.
단 한번 개화한다는 운명도
애달픈데 거기에
목숨마저 내놓아야 하는
대나무의 삶.
그러나 대나무는
죽는 그 순간까지
한 치의 흐트러짐조차
보이지 않는다.
죽음의 순간,
조금이라도 삶을 연장하기
위해 발버둥 친다거나
다음해를 기약하며
땅 속 줄기를
지키려 들지 않는다.
오히려 제대로 된
꽃을 피우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
그 만의 푸르름,
그 만의 곧음을
간직한 채 말이다.
내 남은 삶이
대나무처럼 주어진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고개 끄덕일 줄
아는 용기있는
모습이기를,
그래서 마지막
숨을 쉬는 순간
" 한세상 잘 살고 간다"고
말할 수 있기를....
우종영의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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