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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며 목 축일 샘-法頂

<세상은 혼자서 사는 것이 아니다>

 

<세상은 혼자서 사는 것이 아니다>

세상은 혼자서 사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이웃과 함께 살아간다.

이웃과 어떤 관계를

이루고 있느냐에 의해서

그 삶의 의미와 가치를 매길 수 있다.

작은 것을 가지고도

이웃과 함께 나누며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알았던

우리 선인들의

순박한 그 마음씨가 그립다.

분수 밖의 욕심을 부리지 않는

맑은 가난의 미덕을

다시 생각할 때다.

탐욕을 이기려면

우선 이웃과

나누어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만나는 대상마다

보다 더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

임제스님을 깨달음으로

인도한 목주(睦州)선사는

고향땅 목주의

개원사 주지로 있으면서

깊은 밤이면

부지런히 왕골로 짚신을 삼아

그것을 곡식과 바꾸어

어머니를 봉양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도 선사는

밤잠을 줄여가며

짚신 삼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새벽이 되면 한 묶음

짚신 꾸러미를 남몰래 지고 나가

큰길가 나뭇가지에 걸어두고

오고가는 길손들에게

신고 가게 했다.

그래서 선사의 별명을

진포혜(陳浦鞋)라고 했다.

'진'은 스님의 속성이고

'포혜'는 왕골로 삼은 짚신이다.

 

지리산 자락에 홀로 사는

60 넘은 한 노인을 나는 알고 있다.

그는 남들이 버린

물건을 거두어다

망가진 것은 말짱하게 고치고

해진 것은 빨아서

깨끗이 꿰매 놓는다.

집 뒤에 선반을 만들어

거기 물건을 놓아두고

아무나 필요한 사람들이

가져가도록 한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나는 이웃에게 어떤 일을

나누었는지 스스로 묻는다.

잘 산 한 해였는지

허송세월을 했는지 점검한다.

하루 한 가지라도

이웃에게 착한 일을 나누면

그날 하루는

헛되이 살지 않고 잘 산 날이다.

이웃과 나누는 일을

굳이 돈만 가지고 하는 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친절하고 따뜻한

그 마음씨가 소중하다.

나누는 일을

이 다음으로 미루지 말라.

이 다음은

기약할 수 없는 시간이다.

- 글 : 법정스님 <생활불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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