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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며 목 축일 샘-法頂

< 영혼에는 나이가 없다 >

< 영혼에는 나이가 없다 >

모든 것은 나이를 먹어 가면서

시들고 쭈그러듭니다.

내 글만 읽고

나를 직접 보러 온 사람들이

가끔 깜짝 놀랍니다.

법정 스님하면

잘생기고 싱싱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별 볼 것 없고 바짝 마르고

쭈글쭈글하니

실망의 기색이 역력합니다.

그때마다 나는 속으로 미안해집니다.

거죽은 언젠가 늙고 허물어집니다.

늘 새 차일 수가 없습니다.

끌고 다니다 보면 고장도 나고

어디에 부딪혀서 찌그러지기도 합니다.

육신을 50, 60년 끌고 다니다 보면

폐차 직전까지 도달합니다.

거죽은 언젠가는 허물어집니다.

태어난 것은 반드시 늙고 병들고

죽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보세요,

중심은 늘 새롭습니다.

영혼에는 나이가 없습니다.

영혼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그런 빛입니다.

어떻게 나이 먹는가가 중요합니다.

자기 인생을

어떻게 보내는가가 중요합니다.

거죽은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중심은 늘 새롭습니다.

거죽에서 살지 않고

중심에서 사는 사람은

어떤 세월 속에서도

시들거나 허물어지지 않습니다.

세상의 유행을 따르는 사람들은

빨리 시듭니다.

세상의 유행을 쫓다 보면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기중심을 지니고

사는 사람들은 항상 새롭습니다.

그것은 영원한 것이고

중심이 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 법정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