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아끼듯>
현대인들은
도시의 편리와 풍요로운
삶에 취해 살지만,
화석처럼 굳어가는
자신을 알지 못합니다.
무엇을 느끼고
체험할 수 없는
사막과 같은
무미건조한 마음이
바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인지도 모릅니다.
도시의 어린이들도
컴퓨터, 텔레비전,
냉장고와
에어컨, 자동차와 같은
기계와 살아가면서
숨쉬고 꿈틀거리며
싱그럽고 푸른,
살아 있는 생명에 대한
경외감과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게 됩니다.
학교 앞
구멍가게에서 산
병아리를
소중한 생명으로
보지 않고
장난감으로 여기며
가지고 놀다
버리는 아이들,
이들에게서
이미 생명의 소중함이란
부질없는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공장을 짓고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자연을 파헤치고
무수한 생명들을
숲속에서
몰아내어 죽게 만든
어른들의 책임입니다.
…욕망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 회개하고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오신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우리에게 주신 말씀은
"하느님을 사랑하라.
그리고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입니다.
하느님 사랑의 구체화는,
곧 이웃 사랑입니다.
그런데 이웃은 사람만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선한 이웃은
바로 자연입니다.
나무와 새,
강과 하늘,
바람과 구름,
햇볕과 비,
곡식과 채소,
들짐승과 산짐승,
이 모두가
우리 사람의
선한 이웃입니다.
이 선한 이웃이 없으면
우리 사람은
한 순간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자연은
자기를 희생하고
헌신하여
사람을 살리고,
사람이 자기 생명을
누리며 살도록 도와주는
우리의 참다운 이웃입니다.
- 채희동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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