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7/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
요한 복음 20장 2-8절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신앙생활도 빨리빨리
운전할 때 천천히 간다고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닌데 조금이라도 늦게 움직이면 여기저기서 ‘빵! 빵!’ 하고 경적이 울립니다. 욕을 많이 먹고 싶으면 운전을 천천히 하면 됩니다. 뭐든지 빨리 해야 직성이 풀리는 ‘빨리빨리’ 문화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문화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빨리 달리다 보면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두르는 가운데 하느님께서 주신 세상의 아름다움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갑니다. 천천히 갈 때보다 빨리 달릴 때 사고가 더 많이 납니다. 빨리빨리 문화가 팽배한 사회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잊어버리고 사는 듯합니다. 때론 어디를 향해 가는지, 무엇을 위해 가는지 그 목적을 잊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신앙생활에서도 빨리빨리 문화가 퍼져 미사도, 기도도, 봉사도 빨리빨리 해야 합니다. 그러면 주님을 어디에 모셨는지 잊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성체를 정성껏 받아 모셔도 어느 순간 내 안에 모신 주님을 잊고 맙니다. 조금 천천히 가도 좋습니다. 조금 느려도 괜찮습니다. 천천히 오래오래 주님을 기억하고 모시는 것만큼 더 행복한 일은 없으니까요.
- 이승현 대건안드레아 신부(대전교구)
생활성서 2022년 12월호 '소금항아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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