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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곰삭한 맛

< 나의 사랑하는 자에게 >

< 나의 사랑하는 자에게 >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너의 집은 하늘에 있고

나의 집은 풀 밑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너는 먼 별 창 안에 밤을 재우고

나는 풀벌레 곁에 밤을 빌린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잔다

너의 날은 내일에 있고

나의 날은 어제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세월이다

문 닫은 먼 자리, 가린 자리

너의 생각 밖에 내가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있다

너의 집은 하늘에 있고

나의 집은 풀 밑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 조병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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