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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堂-감사 찬미 제사

<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라 >

                              연중 제30주일 전교주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이사야2.1-5.로마10.9-18.마태28.16-20)

                    <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라 >

선교는 선교사들이나 다른 누군가의 몫이 아니라 바로 나의 의무요 과제입니다!

 

또다시 전교 주일이 돌아왔습니다. 세례받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자동으로 주어지는 1차적이고도 본질적인 의무이자 과제가 선교입니다. 가족 선교는 물론이고 이웃 선교, 아직도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세상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선교를 포함합니다.

세례받은 이후 아직 단 한 번도 본격적이고 구체적인 선교를 해보지 않으셨다면, 한번 용기를 내보실 일입니다. 너무 멀리 내다보지 마시고,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 가운데 전교 대상자를 한번 물색해보시고,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 한번 계획을 세워보시면 좋겠습니다.

의외로 많은 미신자들이 가까이 지내고 있는 천주교 신자들의 전교와 관련된 소극성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어떤 분들은 천주교에 큰 호감을 지니고, 한 번쯤 자신에게 다가와 전교해주기를 기다렸는데, 10년, 20년 아무리 기다려도 미끼조차 던지지 않아 의아스럽다고 했습니다.

이웃 선교는 선교사들만의 의무가 아닙니다. 다른 누군가의 과제가 아닙니다. 바로 나 자신의 의무요 과제입니다.

올해로 세상을 떠나신 지 400년이 되는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의 생애는 전교의 날을 맞이하는 오늘 우리에게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젊은 사제이자 선교사로서 그는 수십 년 전에 개신교로 개종한 프랑스 샤블레 지역에 파견되었는데, 선교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온몸으로 실감했습니다.

개신교 신자들의 득세, 그리고 가톨릭이나 성직자들에 대한 반감이 극심하던 당시 샤블레 지역에서 젊은 사제 프란치스코 살레시오는 공개된 장소에서의 강론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즉시 상황을 파악한 그는 재빨리 선교를 위한 전략과 전술을 바꾸었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복음을 선포할 방법을 신속히 모색했습니다.

그는 개신교로 넘어간 사람들의 재교육을 위해 밤낮없이 한 가지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간단한 영성 교육과 교리 지도를 위한 전단지를 만들었고, 복사기도 없던 시절이라 끝도 없이 필사를 거듭했습니다.

밤새 손수 작성한 전단지는 각 가정의 현관문 밑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처음에사람들은 웬 전단지냐며,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끈질긴 사람이 최후의 승자가 되는 법입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년 삼백육십오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꾸준히 도착하는 전단지에 냉담했던 사람들이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사람들이 그의 교리교육 전단지를 적극적으로 읽기 시작했고, 좀 늦게 도착하면 기다리기까지 했습니다.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가 쓴 글은 서민들이나 농부들, 가방끈이 짧은 사람들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썼습니다. 어렵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일방적이거나 독단적이지도 않았습니다.

단순하고 흥미로운 예화나 비유를 곁들이며 감칠맛 나게 가르침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니 전단지의 반응은 뜨거웠고, 나중에는 사블레 지역 주민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시금 가톨릭교회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에게 있어 사목 활동은 아주 적극적인 사목활동을 의미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서 누군가가 방문해주기를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무조건 밖으로 나갔습니다.

일일이 한 가정 한 가정의 대문을 두드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쓰디쓴 맛을 보기도 했지만, 그런 고통을 주님으로 인한 고통으로 기쁘게 받아들였습니다.

-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