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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곱씹어 깨치기

[정월대보름 ] 먹거리 풍속과 의미는?

 

[정월대보름 ] 먹거리 풍속과 의미는?

월대보름(2월5일) 먹을거리에 담긴 속뜻 부스럼과 잡귀 쫓는 '부럼' 한해 풍농을 기원하는 '오곡밥' 그해 더위를 물리치는 '묵나물' 좋은 소식 들으라 마셨던 '귀밝이술'

대보름날 이른 아침에 먹는 부럼. 농민신문 DB

음력 1월15일, 정월대보름(2월5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과거 농경 사회에선 새해를 맞이하는 대표적인 날로 위세(?)를 떨쳐왔지만 현대 사회에서도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정월대보름 먹거리 풍속과 그에 담긴 뜻을 살펴본다.

예로부터 정월대보름은 한해 풍요를 기원하는 날이었다. 대보름달의 밝은 빛이 질병·재앙 등 나쁜 기운을 몰아낸다고 여겼기에, 새해 처음 뜨는 보름달을 맞이하며 가족의 안녕과 한해 풍년을 염원했다.

대보름날엔 이런 의미를 떠올리며 먹는 음식들이 있다. 부럼·오곡밥·묵나물·귀밝이술 등이 그것으로, 이 가운데 부럼은 땅콩·호두·잣·날밤·은행 등 대보름날 이른 아침에 먹는 딱딱한 견과류를 가리킨다.

딱딱한 열매를 어금니로 깨물어 먹으면 치아를 튼튼히 하고 피부의 부스럼을 예방할 수 있다고 믿었다. 또 깨물어 먹을 때 나는 큰소리가 귀신을 놀라게 해 쫓아버린다고도 여겼다.

풍년을 기원하며 먹는 오곡밥. 이미지투데이

오곡밥은 쌀·조·수수·팥·콩 등 다섯가지 곡식을 섞어 짓는 밥이다. 다만 온갖 곡식을 통틀어서 오곡이라고도 하며, 지역마다 농사지은 곡식을 종류별로 넣어 오곡밥을 지었다. 풍농을 기원한다고 해서 ‘농사밥’이라고 했고 대보름에 먹는다는 의미로 ‘보름밥’이라고도 불렀다.

대보름날엔 여러 집을 돌아다니며 오곡밥을 서로 나눠 먹었다. 이는 각기 다른 성(姓)을 지닌 세집 이상의 밥을 먹어야 운이 좋아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 대보름 하루 동안 아홉번을 먹어야 좋다고 해서 여러번 조금씩 나눠서 먹기도 했다. 이렇게 오곡밥을 여러번 먹는 풍속엔 한해 동안 부지런하게 일하라는 뜻이 담겼다.

정월대보름에 먹는 9가지 묵나물. 이미지투데이

오곡밥을 먹을 땐 이전 해에 말려 두었던 묵나물도 상에 올렸다. 주로 고사리·호박고지·가지고지·시래기·취나물·도라지·고구마순 등 9가지 이상의 묵나물을 먹었는데 지역마다 나물의 종류는 조금씩 달랐다. 대보름에 묵나물을 먹으면 그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여겼다. 실제로도 한겨울 부족했던 무기질과 식이섬유 등을 묵나물을 먹으며 보충할 수 있었다. 우리네 가족의 한해 건강을 챙기려는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아울러 아침을 먹기 전에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귀밝이술을 마셨다. 이는 그 이름처럼 귀가 밝아지라고 마시는 술인데, 따로 빚는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고 대체로 제사상에 올리는 청주를 썼다. 조선시대에 청주를 마실 때는 보통 중탕해서 데워 마셨는데, 대보름날 귀밝이술은 데우지 않고 그대로 차게 마셨다. 여기엔 한해의 잡귀를 물리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집에 따로 제주(祭酒)가 없을 땐 청주·약주 등 전통주를 구입해 귀밝이술을 마시는 풍속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다. 이미지투데이

귀밝이술은 술을 못 마시는 사람도 누구나 한잔씩은 마셨다고 한다. 이 술을 마셔야 일년 동안 귀가 밝아지고 좋은 소식을 듣게 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다만 아이들은 입술에 술을 묻혀주며 마신 것으로 쳤다. 귀밝이술을 마실 때는 어른들이 “귀 밝아라 눈 밝아라”라고 덕담을 해주며 마신다.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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