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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고향 가는길

< 죽음은 수련의 도반 >​

                                              죽음준비, 호스피스

                                           < 죽음은 수련의 도반 >

누구나 한번쯤은 정말 살기 힘들어 죽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보았을 것이다. 이 죽고 싶다는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삶에 대한 애착과 집착이 많다는 뜻이 된다. 사람들은 흔히 "나는 다 놓았다"고 이야기한다. 도대체 무엇을 다 놓았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집착과 욕망이 허무인 줄 모르고 살다가 온갖 잡다한 것들이 몸과 정신에 묻어 삶이 무거워지면 ' 아! 이것이 아닌데"라며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죽음을 문턱을 넘어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친다.

내가 어떻게 재산을 모았는데 새 집의 문 한 번 못 열어보고 죽어야 하느냐.

억울하고 허무해서 못 죽는다며 발버둥친다. 바로 이것이 삶의 집착이다. 이는 다 부질없는 짓이다. 그래서 성인들이 이 세상을 덧없는 세상이라 말했는지 모른다. 우리는 빨리 물질의 집착에서 벗어나 다음으로 이어지는 삶을 준비해야 한다. 나는 목욕탕에 갈 때마다 죽음을 느낀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두고 알몸으로 물에 들어가 몸을 깨끗하게 하고 나오면 꼭 새 몸을 받는다는 느낌이 든다. 다시 말해 윤회하는 느낌이다. 우리는 다음으로 이어지는 씨앗을 익게 해야 한다. 사랑과 믿음과 보시와 자비로 익게 해야 한다.

그리고 놓는 연습을 해야 한다. 놓지 못하면 익게 할 수 없다. 풋과일 따가지고는 제대로 된 씨앗을 얻지 못한다. 완전히 익을 때에만 싹이 트는 법이다. 이 틈이 나의 삶을 바른 곳으로 가게 할 것이다. 진짜 놓는 것이 무엇인가를 진실하게 느낄 때, 우리는 그렇게 소중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별것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그때 비로소 나는 자유로워지고 내면의 그늘로 들어가 편안한 휴식을 취하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선도수련을 통해 집착을 빨리 버리고 죽음을 행복하게 맞이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나를 서글프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반성케 하는 수련의 도반으로 죽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나의 죽음은 행복한 것이다.

 

출처: 아미타불과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 무주선원 원문보기 글쓴이: 석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