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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고향 가는길

죽음에 대한 묵상

죽음에 대한 묵상

 

                                         1415년 어느 무명 수사의 글 - 토마스 켐피스 옮김

 

당신은 곧 죽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죽은 후, 다른 곳에 있게 될 당신을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오늘은 살아 있고 내일은 죽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재빨리 잊혀질 것입니다. 오, 곧 닥칠 일은 준비하지 않고, 오직 현재만 바라보는 무디고 굳어진 마음이여! 그러니, 모든 일에 있어 당신이 바로 내일 죽는다고 생각하고 오늘은 그에 따라 행동하십시오. 당신이 착한 양심을 갖고 있다면 죽음을 별로 두려워 하지 않을 것입니다.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 죄를 피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당신이 오늘 죽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어떻게 내일은 죽을 준비가 되어 있겠습니까? 내일은 불분명한 날입니다. 당신에게 내일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삶을 바꾸는 일은 조금 밖에 못하니, 오래 사는 것이 무슨 좋은 일입니까?

 

오래 사는 것이 항상 우리에게 유익한 것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오래 살면 우리에게 죄를 더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신앙은 가졌으나 더 거룩하게 살지 못한다면 오래 살아 무엇하겠습니까? 단 하루라도 잘 살았다면 그것이 더 유익하지 않겠습니까? 죽는 것이 그렇게 무섭다면, 오래 산다는 것이 더 위험한 것 아니겠습니까? 죽음의 순간을 눈앞에 둔 것처럼 매일 그렇게 준비하는 이는 복된 사람이어라!

 

사람이 죽는 것을 본 일이 있다면, 당신도 그와 똑같이 가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아침에 일어나면 당신이 그 날 저녁 때까지 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십시오. 그리고 저녁이 되면 감히 자신에게 새벽을 약속하지 마십시오.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죽음이, 준비 안 된 당신을 데려가지 못하게 하십시오.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그리고 예상치 못한 죽음을 당합니다. 예상치 못한 시각에 하느님의 아들이 올 것입니다. 마지막 순간이 되면, 당신은 지나간 과거와는 삶에 대한 전혀 다른 견해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그토록 태만했고 부주의했던 것을 몹시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살아 있을 때 자신의 모습이 죽을 때 그대로 발견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한 사람입니까!

 

세속에 대한 경멸, 덕으로 나아가려는 열망, 단련받기를 사랑함, 속죄의 행위, 항상 순명할 준비, 극기, 그리스도의 사랑을 위해 모든 고통을 참고 견디어 냄, 이러한 것들을 실천하는 사람이야말로 행복한 죽음을 기대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건강할 때는 선행도 많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육신이 병들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병든 후에 더 훌륭하게 변화되는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친구나 친척들에게 의탁하지 말고 예수님께 의탁하십시오. 육신을 보살피는 것보다 영혼을 보살피는 일이 시급합니다. 지금 성모님께 기도로 준비하십시오.

 

지금 준비하는 것이 낫습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에 의탁하기에 앞서 올바른 계산을 하십시오. 마지막 한푼까지 다 갚아야 합니다. 빚진 것은 빨리 갚고 받을 돈은 탕감해 주십시오.

 

가진 것들을 나누어 주고 교회의 품으로 돌아 오십시오. 오늘 그리스도 안에서 평화를 누리고 있습니까? 당신 자신의 훗날의 복지를 지금 생각해 두지 않으면, 당신이 떠난 다음에 누가 보살펴 주겠습니까? 현재가 매우 값진 순간입니다. 오늘이 구원의 날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을 받아 주실 시간입니다. 구원원서 접수마감 시간이 조금 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구입할 더 좋은 방법이 있는데, 그것을 살 시간을 낼 수 없다면 그보다 더 애석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루만 더 주어진다면, 아니 한 시간만 더 주어진다면... 라고 애원할 때가 올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시간이 주어진다는 확신이 있습니까?

 

보십시오, 그렇다면 사랑하는 이여, 만일 당신이 이 죽음을 항상, 마음 깊이 간직하고 산다면, 그 큰 위험으로부터 당신 자신을 자유롭게 해주고, 그 큰 두려움으로부터 당신을 구원해 줄 수 있을텐데... 죽음의 순간이 두렵기 보다 더 큰 기쁨이 될, 지금 그런 태도로 살도록 노력하십시오. 지금 세상에서 죽는 방법을 배우십시오. 그러면 당신은 그리스도와 함께 살기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세상 것들을 경멸하는 방법을 배우십시오. 그러면 당신은 자유롭게 그리스도께 가게 될 것입니다. 지금 보속으로 당신의 육체를 벌하십시오. 그러면 영혼이 영원한 생명으로 탄생하는 확신을 갖게 될 것입니다.

 

아, 어리석은 사람이여, 하루 사는 것도 확실치 않은데 왜 오래 살 계획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많은 사람들이 많은 결심을 하였건만, 그것을 한 순간에 빼앗기지 않았습니까?

 

사람들이 물에 빠져 죽었다는 것을 얼마나 자주 들었습니까? 높은 데서 떨어져 죽었다는 것을 얼마나 자주 들었습니까? 불에 타 죽었다는 것을, 칼에 찔려 죽었다는 것을, 밥을 먹다가, 걸어가다가, 전염병에 죽었다는, 강도의 손에 죽었다는 것을 얼마나 자주 들었습니까? 죽음은 이 곳의 마지막입니다. 당신의 생명은 그림자처럼 빨리 지나갑니다. 당신이 죽으면 누가 당신을 기억해 주겠습니까? 누가 당신을 위해 기도해 주겠습니까?

 

사랑하는 이여, 할 수 있는 일을 지금 하십시오. 용서하고 용서를 청하십시오. 목전에 죽음이 닥쳤는데, 죽은 다음 당신이 어디로 가게 될지 모르는데 그것이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십시오. 아직 당신에게 시간이 있을 때 불사 불멸의 공덕을 다 쌓아 두십시오.

 

당신의 구원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 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마십시오. 하느님의 것에만 관심을 두십시오. 하느님의 성인들을 존경하며 그들을 당신의 친구로 삼으십시오. 그들의 삶을 본받으십시오.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날 때, 그 분들이 당신을 영원히 살 집으로 받아들여 줄 것입니다. 지상에서 낯선 사람이 되십시오. 그 어느 것도 상관하지 않는 순례자가 되십시오. 깨끗한 마음을 자유롭게 하고 그 마음을 하느님께 들어 올리십시오.

 

여기는 당신이 영원히 머물 집이 없습니다. 하느님께 기도와 탄식과 눈물을 바치십시오. 고백과 함께 마지막 미사에 참여하십시오. 죽은 후 영혼에 유익이 되어 주님께 가는 행복으로 당신께 돌아올지 모릅니다.

 

1415년 어느 무명 수사의 글 - 토마스 켐피스 옮김

'가톨릭의 보배'에서, 한 아오스팅 마리아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