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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묵상 옹달샘-이해인

<잎사귀 명상>

<잎사귀 명상>

저희성당 담밑에 자리한 명자꽃

꽃이 지고 나면

비로소 잎사귀가 보인다

잎 가장자리 모양도

잎맥의 모양도

꽃보다 아름다운

詩가 되어 살아온다

둥굴게 길쭉하게

뾰족하게 넓적하게

내가 사귄 사람들의

서로 다른 얼굴이

나무 위에서 웃고있다

마주나기잎

어긋나기잎

돌려나기잎

무리지어나기잎

내가 사랑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운명이

삶의 나무 위에 무성하다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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