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1주간 목요일
(필리피3.3-8ㄱ.루카15.1-0)
하늘에서는,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
무서운 롤러코스터 옆자리에 앉아주는 일, 시내 중심가의 음식점에서 같이 카레를 먹어주는 일, 이혼 서류를 제출할 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동행해주는 일….
이런 일에 자신을 고용해달라고 청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요? 누가 이 사람을 고용하겠느냐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 일만을 가지고서는 도저히 먹고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일들은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일은 대박이 났습니다.
일본의 30대 청년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대여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즉, 자신의 시간을 타인에게 대여하는 서비스입니다. 그는 사람들의 필요를 잘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유롭고는 싶지만, 외로운 것은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조용히 가까이 있는 사람, 현대인이 원하는 모습입니다. 문제는 사람의 대부분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가까이에도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외로운 사람이 많습니다.
세상 사람이 모두 멀리 떨어져 있어도 주님께서는 늘 조용히 우리 곁에 가까이에 계십니다. 더군다나 우리의 자유의지를 존중해주셔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십니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할 때만 간섭하실 뿐입니다. 이 모습에 다시금 감사의 기도를 바칠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잃어버린 양과 잃어버린 은전의 비유를 말씀해주십니다. 아흔아홉 마리를 광야에 놓아둔 채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는 주인의 모습을, 잃어버린 은전을 찾기 위해 집 안을 쓸며 샅샅이 뒤지는 부인의 모습을 이야기하십니다. 바로 삶 안에서 힘들어서 주님 곁을 떠나는 우리의 모습이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이고, 잃어버린 은전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포기하지 않고 우리와 함께하려고 하십니다. 그 어떤 사람도 구원에서 제외되지 않는 주님의 사랑을 이야기하십니다.
이제 주님께서는 회개해서 당신 곁으로 다시 다가오는 우리를 원하십니다. 세상 사람들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이라며 투덜거리지만, 주님께서는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을 위해서 이 땅에 오셨음을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죄인의 회개를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한다고 하십니다.
우리는 죄인이 당연히 구원받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먼저 사람을 판단하고 단죄합니다. 하지만 주님의 사랑을 기억한다면 우리의 판단과 단죄는 멈춰야 합니다. 죄인이라고 해도 회개하기를 기다리며 곁에 가까이 계시는 주님임을 기억하면서, 우리 역시 판단과 단죄보다는 사랑으로 그 옆자리에서 함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모습에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할 것입니다.
-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고 내 운명까지도 사랑한다는 뜻이다(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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