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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삶(이웃사랑)

< 이웃사촌 >

< 이웃사촌 >

이웃이 사라지고 있다.

이것처럼 슬픈 일은 없다.

혼자 왔다 혼자 가는 인생이지만

사는 동안엔 혼자 살 수도 없고

혼자 살아서도 안 된다.

함께 밥 먹을 사람이 없고

함께 놀 사람이 없고

함께 터 넣고 얘기할 사람이 없고

함께 노래하고 춤출 사람이 없고

함께 마음 나눌 사람이 없고

함께 웃고 함께 울 사람이 없다면

그런 사람은 자기 감옥에 갇혀 사는

외롭고 불쌍한 사람이다.

생명은 본래 서로가 서로 속에 있어

교류하고 상생하는 것이다.

'나'라고 하는 것이 단 한순간이라도

존재하고 살아 있으려면

수많은 이웃의 수고가 있어야 하고

온 우주가 애를 써야한다.

나는 전적으로

나 아닌 것들에 의존하고 있다.

내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들,

먹는 음식, 입는 옷, 생활필수품 등은

다 다른 사람의 수고에 의한 것이고

내가 숨 쉬는 공기나

내가 살기에 적당한 온도는

온 우주가 쉬지 않고

애를 쓰기 때문에 있는 것이다.

생명의 세계엔 자수성가란 없다.

나는 너를 위해 너는 나를 위해,

우주는 나를 위해

나는 우주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한 송이 들꽃이라도 거저 피는 것이 아니고

한 마리 새라도 의미 없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다.

하물며 우리의 이웃은 어떠한가?

이웃은 우리의 생명의 은인이며

우리 존재의 기반이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말은

실제로 이웃이 바로 내 몸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웃을 소홀히 하고

무관심하고 심지어 무시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생명의 뿌리를

스스로 뽑아 버리는 것이다.

예전 우리 사회에서는

혼자 사는 것은 상상도 못했고

최악의 벌은 공동체에서 쫓겨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사생활을 즐기며

혼자 사는 것이 자유인 양

도시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파트에서

말 그대로 떨어진 한 조각(a part)으로 살고 있다.

서로 모르고 지내고

교류가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죽었는데도 아무도 몰라

한참 지나서야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도시에선

마을 살리기 운동이 일어나고 있고

아예 고향인 시골로 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한마디로 사람 냄새가 그리운 것이다.

자본주의 시대에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은

남보다 더 경쟁력이 있어

남 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

잘 살아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는 과정이 비인간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노력한다 해서 그러기도 쉽지 않고

설사 어찌어찌 해서

그런 목표를 이루었다 해도

그것이 과연 잘사는 것인가?

소위 성공하여 돈 많이 벌어

나 혼자 내 돈 가지고

내 마음 대로 소비하며 사는 것,

이것이 진정 인간다운 삶이며

인생의 목적이 될 수 있는 것인가?

사람은 누구나 욕망이 있고

그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이

행복의 일부라는 것을 나는 부인하지 않는다.

욕망은 뿌리 깊은 것이며 존재의 활력이고

생명의 근원이다.

욕망이 아무 것도 아닌 양

욕망을 버리라는 말을 쉽게 하는 사람들은

성자 이거나 위선자 이거나

무능한 사람이다.

그러나 옛 성인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욕망의 과잉은 자기 삶은 물론이고

남의 인생과 자연을 황폐화시킨다는 것이다.

서로 나누며 더불어 살라는 것,

그것이 위대한 성인들이 내린 인생의 결론이다.

이것은 사람에게 주는 하늘의 소리이다.

우리는 사사로운 욕망만을 추구하며

사람다움의 본연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너무 외롭고 너무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이제 그 길에서 돌아서서

사람 냄새 나는 고향으로 돌아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나 과연 사람은

함께 살 수 있는 존재인가?

함께 하려다가

사람에게 질려 실망하거나

좌절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심지어 평생을 함께 사는

배우자하고도

싸우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어떻게 남과 더불어 잘 살 수 있다는 말인가?

홀로 있으면 함께 있고 싶고

함께 있으면

홀로 있고 싶은 것이 사람이다.

너무 가까이도 너무 멀리도 아닌,

완전히 함께도 아니고

완전히 혼자도 아닌,

공동체와 자유가 공존하는

그 어느 절묘한 지점에서

살고 싶은 것이 사람의 본성이다.

결국 자기를 잃지 않으면서도

더불어 잘 살 줄 아는 사람이 인격자이다.

그런 사람은 자기를 미루어 남을 생각하고

자기가 싫은 일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고

자기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한다.

이것이 인류가 발견해낸

최고의 황금률(golden rule)이다.

이 이상의 위대한 도덕은 없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일치하는 지점에서 시작하여

더불어 즐기며 사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생의 묘미이며 신비다.

나는 모든 종교와 교육의 진정한 목적은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사람을

기르는데 있다고 믿는다.

나는 이런 사람을 쉽게 좋은 사람,

Good man이라 부른다.

종교인도 많고 배운 사람도 많지만

좋은 사람은 드물다.

좋은 사람이란

이웃에게 잘하는 사람이다.

자기 혼자만 잘 사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사람은 잘 사는 사람이 아니라

잘못 사는 사람이며, 불행한 사람이다.

오늘날 우리의 교육과 종교는

개인적 성공만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더불어 잘 사는 것의 가치를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종교는 예배나 기도 등

지나치게 종교의식에만 매몰되어

좋은 사람보다는

종교중독자들을 만들어 내고 있고,

기존의 교육은 말로만 인간성을 얘기하고

실제로는 소위 세상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기르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

나만 잘살면 된다는

이런 생각은 나의 삶도 이웃의 삶도

병들어 죽게 만드는 악성 바이러스다.

좋은 이웃이 되는 가장 쉬운 길은

함께 밥을 먹는 것이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함께 밥을 먹으면

저절로 좋은 이웃이 된다.

함께 밥을 먹는 사람을 식구食口라 한다.

이웃사촌은 한식구가 된다는 뜻이다.

이웃사촌은 서로 밥을 함께 먹는 사이다.

세상에서 이것처럼 가까운 사이는 없다.

밥 먹는 일은 서로의 집으로

초대하여 할 수도 있고

이웃사촌 밥집을 만들어 할 수도 있다.

함께 밥 먹는 사람이

수십 명이 되고 수백 명이 되면

우리는 더 이상 외로울 수 없다.

자주 만나서 밥을 먹는데

어찌 밥만 먹겠는가?

취미가 같은 사람끼리 만나면

함께 놀 일이 많을 것이다.

이웃사촌 운동은 함께 노는 운동이다.

함께 나들 길을 걷는 모임도 하고

함께 산에도 가고, 여행도 가고,

운동도 하고, 농사도 짓고---

재미있는 일이 참 많을 것이다.

놀이와 축제가 없고 일만하고 힘들기만 하면

그런 인생은 허망한 것이다.

이웃사촌이 된다는 것은

함께 서로를 돌보는 것이다.

이웃이 아프고 힘든데 나 몰라라 하면서

자기만 행복한 것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이웃이란 단지 지리적으로

가까이 사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어디든 울음소리가 들리는 곳,

아픔이 있는 곳을 말한다.

성경에는 강도만난 사람을

우리가 돌보야 할 이웃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서로 이웃이 될 때

우리는 객이 아니고 주인이다.

소위 풀뿌리 민주주의는

우리가 서로 진정한 이웃이 될 때 가능하다.

서로 자주 만나 밥을 먹는 사이가 되면

우리는 개인적 삶을 나누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공동체의 현안을 논의하며

우리의 꿈을 우리 스스로 이룰 수가 있다.

이웃사촌이 된다는 것은

서로 이웃으로 알고 지내고 인사하며

함께 밥을 먹자는 것이다.

물론 술도 먹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출 것이다.

이웃이 있는데 어찌 외로울 수 있겠는가?

거기서는 누구든지 언제나

밥을 함께 먹을 수 있는 그리운 이웃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누구든지 자기 감옥에서 나와

이웃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가슴을 열면

사막 같이 황량한 세상에도

따스한 인정의 꽃들이 만발할 것이다.

무슨 거창하고 위대한 일을 꿈꾸기 전에

생각나는 그리운 이웃과 밥이나 한 끼 먹을 일이다.

자~왈(子~日) 고로

우리 사는 동네 이웃이 최고인 것이다

멀리 있는 친지나 아는 사람 회원이라도

가까이 있는 우리 회원만 못한 것이요

찾기 싶고 알리기 쉬운

우리 동네 이웃이 좋은 것이다

멀리서 오는 분들이야

그때뿐인 것을 왜 모르는 걸까

가만히 두 손 모아 생각해 보라

그러면 답이 거기에 있는 것이다.

님께서는 이웃사촌들과 더불어 잘 살고 계신가요???

- 부산 사랑방 구수한 얘기를 나누고 싶어 옮겨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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