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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보게 친구! >
살아 있는 게 무언고
숨 한번 들어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내어 쉬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 아니던가?
그러다 어느 한순간
들여 마신 숨 내쉬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그 어느 누가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은 내 것, 저것은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 양
움켜쥐려고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가지고 가는 법이니
쓸 만큼 쓰고 남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 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누어 주고
그들의 마음의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
사람사람 마음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 없네,
극락이 따로 없네.
생이란 한 조각
뜬구름이 일어나는 것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구름이 쓰러짐이라.
뜬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천 가지 계획과
만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이로다.
논갈이 소가
물 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지는구나.
삶이란 한조각 구름이
일어나는 것이요,
죽음이란 한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로다.
구름은 본래 실체가 없으니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알것는가?
- 선방이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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