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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한국교회

[창간 35주년 기념사] 35년의 기억, 새로운 희망의 다짐

  • [창간 35주년 기념사] 35년의 기억, 새로운 희망의 다짐

cpbc 사장 조정래 신부

긴 단절의 터널을 지나서인지 유난히 반짝이는 5월입니다. 이 좋은 계절의 상쾌한 공기와 맑은 하늘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살아있음을 한층 더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간 움츠러들었던 많은 활동과 행사, 모임이 재개되고 세상은 다시 활기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맑은 햇살 아래 가득한 화사한 웃음들이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드는 계절의 중간에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이 창립 35주년을 맞았습니다. 항상 하느님의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이 계절에 탄생의 마음을 되새길 수 있어서 참 감사합니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지금, 우리의 신앙은 아직 비대면의 터널에서 다 탈출하지 못한 듯합니다. 얼마 전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발표한 ‘한국천주교회 통계 2022’에 따르면, 신앙생활을 지속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미사 참여율이 가톨릭 신자의 11.8%로 팬데믹 직전인 2019년에 비해 64.7% 수준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혼자의 깨달음보다는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관계와 사랑의 나눔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인데 미사 참여율뿐 아니라 여러 신심 단체, 주일학교, 신앙 모임 등이 활력을 다시 찾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이 무겁게 다가옵니다.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은 1988년 신문 창간으로 그 역사를 시작한 이래 세상에 그리스도의 가치를 전하고 가톨릭 신자들이 삶 속에서 신앙을 놓치지 않도록 독려하며 가톨릭교회 사목의 보완재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미사, 전례, 기도로 우리가 따르기로 했던 그리스도를 다시 만나 그 초심을 기억하게 하고 성경, 영성, 교리, 역사 등을 통해 그를 깊이 알게 하며 신앙체험, 신앙인의 삶, 성인, 사회교리 등을 다룬 콘텐츠로 그를 따라 살도록 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왔습니다.

항상 신자들의 요구에 만족스럽게 부응하진 못했고 부족한 부분도 많았습니다만, 저희 cpbc는 35년간 끊임없이 주님의 소명에 응답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팬데믹 이후 달라질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1년여의 준비 끝에 올해 3월 출시한 ‘cpbc플러스’도 저희의 역할에 대한 고민의 결과입니다. ‘cpbc플러스’는 가톨릭의 ‘넷플릭스’를 지향하며 언제 어디서든 모바일 등을 통해 가톨릭 콘텐츠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신문, 라디오, TV에 이은 cpbc의 네 번째 매체입니다. 여러분의 삶 속에 좀 더 편하게 신앙을 더할 수 있기를 바라며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서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홍보 주일 담화에서 전 세계 언론인과 미디어 종사자들을 향해 ‘사랑의 마음으로 말하라’고 독려하고 있습니다. ‘잘 전하는 것은 사랑을 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합니다. 이번에 ‘cpbc플러스’가 개발되면서 저는 지난 35년간 저희 직원들이 만들었던 수많은 콘텐츠를 다시금 만나게 됐습니다. 그 하나하나의 ‘말’ 안에 가득히 담긴 ‘사랑’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사랑이 많은 분에게 전해져서 삶과 신앙을 가깝게 하고 교회의 사목에 도움을 주어왔음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저희는 cpbc 구성원들의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 차도록 하는 일에 좀 더 역량을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사랑의 마음으로 그리스도의 진리를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그를 통해 영적인 허기에 힘들어하는 사람들과 위기의 교회에 ‘희망’이 되도록 직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희의 손을 꼭 잡아주시고 함께 걸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가정에 주님의 사랑이 가득하시길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