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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삶(이웃사랑)

< 행복한 부부가 되려면 >

< 행복한 부부가 되려면 >

행복한 부부가 되려면 우리 신체의 호르몬 분비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사랑을 시작할 때는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나와 애인 얼굴만 봐도 기분 좋고 가슴이 두근거려 온몸이 후들거릴 정도다. 뇌에서 사랑을 부추기는 온갖 호르몬이 쏟아져 나와 사랑하는 이의 냄새·모습·몸짓이 온몸을 뜨겁게 달군다.

도파민이 쏟아져 나와 사랑의 불꽃이 타오르면 다음으로 뇌는 페닐에틸아민을 분비한다. 페닐에틸아민이 나오면 이성이 마비되어 상대방의 단점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사랑의 콩깍지가 씐다. 마약 성분과 똑 같은 물질인 페닐에틸아민이 분비될 때 사랑하는 이와 함께 있으면 '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는 기분'을 느낀다.

부모가 사랑하는 애인과 헤어지라 하고 못 만나게 하거나 애인이 사랑을 받아주지 않으면 애끓는다. 냉철한 이성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뜨거운 감성만 온몸을 감싼다.

페닐에틸아민이 나오는 시기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그다음으로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나온다. 옥시토신은 상대방을 껴안고 이대로 죽어도 좋다고 생각할 만큼의 느낌을 일으킨다. 상사병으로 뼈만 앙상하게 남는 것은 페닐에틸아민, 옥시토신의 맛을 더는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남녀가 사랑에 불타오르게 도와주는 호르몬이 죽을 때까지 나오면 좋겠는데 뇌는 사랑의 묘약을 겨우 2년먼 분비한다. 도파민을 죽을 때까지 분비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한데 대개 바람둥이들이다.

인간이 태어나서 눈뜨고 걸어 다니고 사춘기를 맞이하고 청년기를 거쳐 갱년기를 겪듯 결혼시기를 맞이하는 청춘들은 도파민·페닐에틸아민·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나와 뜨거운 육체의 사랑을 갈구하도록 하느님께서 섭리해 놓으셨다.

결혼한 지 2년이 지나 처음 사랑할 때와 달리 마음이 변했다며 싸우는 부부는 젊은 남녀의 호르몬 분비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부부다. 사랑의 색깔이 변하는 것은 당연한 순리다.

결혼 2년이 지나면 뜨거운 육체를 탐닉하는 사랑을 넘어 끈끈한 정의 단계로 넘어가는 시기다. 부부가 오로지 쾌락만 추구한다면 매우 위험한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너그러운 남편, 지혜로운 아내는 이때부터 서로 어루만지고, 따뜻하게 안아주고, 폭넓고 깊은 대화를 하고, 서로를 느낄 수 있는 애정 표현의 단계로 넘어갈 줄 안다. 또 새로 태어난 자녀들의 재롱을 보면서 웃을 때 나온다는 엔도르핀을 즐기면서 행복하게 살아간다.

'부부가 진정으로 사랑하면 칼날같이 좁은 침대에 누워도 잘 수 있지만 서로 미워하면 6미터나 되는 침대도 비좁다,'는 탈무드 말처럼 사랑하지 않는 남녀가 부부로 사는 일은 생지옥이다.

ㅡ옛날 어린 학동들이 서당에서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 사자소학(四字小學)에는 부부의 도를 상경여빈(相敬如賓)이라 하여 서로 공경하기를 손님처럼 하라고 강조했다. 물론 보통 손님이 아닌 최고의 귀빈을 뜻하는 것일 게다.

- 황창연 신부의 행복 강의 <사는 맛 사는 멋>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