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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며 목 축일 샘-法頂

<온화한 얼굴 상냥한 말씨>

<온화한 얼굴 상냥한 말씨>

< 무량수경無量壽經 >에 보면

“온화한 얼굴 상냥한 말씨”

화안애어(和顔愛語)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그 어떤 종파를 물을 것 없이

바른 신앙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항상 온화한 얼굴과

상냥한 말씨를 지녀야 한다.

아니 그와 같이 지니려고

일부러 노력할 것도 없이,

저절로 안에서 배어나와야 할 것이다.

그 사람의 표정과 말씨는

바로 그 사람의 내면을 드러내는

소식이기 때문이다.

이 풍진 세상을 살아오는 동안

우리들 기억의 바다에는

수많은 얼굴과 목소리들이

떠오르게 마련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한때 스치고 지나가는 얼굴이요

목소리일 뿐,

단 한 사람의 얼굴과 목소리가

우리들의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고

맑고 투명하게 자신을 일깨워준다면,

그 얼굴과 목소리는 그 사람에게 있어서

수호천사(守護天使)의 그것일 것이다.

누가 그런 천사를 두었는가?

​밖에서 찾지 말 것이다.

우리들 자신은 과연

그 얼굴과 그 목소리로

이웃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아야 한다.

우리가 나그네가 되어

여행을 떠나는 것은

새삼스레 구경거리를

찾아 나서는 것이 아니다.

관광과 여행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관광은 흥청거리는 소비이지만,

여행은 삶의 탐구이다.

일상의 굴레에서

훨훨 떨치고 벗어남으로써,

온갖 소유로부터 해방됨으로써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자신의 참 모습 앞에 마주서는 것이다.

둘레의 사물은

곧 내 자신을 비추는 거울.

그 거울 앞에서

내 얼굴과 말씨가 어떤 것인지

스스로 되돌아볼 수 있다면

여행은 자기 탐구의 길이다.

그때 그 굳은 얼굴이

나를 끝없이 되돌아보게 한다.

그게 바로 나를 일깨워 준

선지식의 얼굴이었음​​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온화한 얼굴과 상냥한 말씨가

이웃을 구원한다.

* 법정스님 버리고 떠나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