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깊은 묵상 옹달샘-이해인

< 가난한 새의 기도 >​

< 가난한 새의 기도 >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새처럼

당신의 하늘을 날게 해주십시오

가진 것 없어도

맑고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을 살게 해주십시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떠나는 철새의 당당함으로

텅 빈 하늘을 나는

고독과 자유를 맛보게 해주십시오

오직 사랑하나로

눈물 속에도 기쁨이 넘쳐날

서원의 삶에

햇살로 넘쳐오는 축복

나의 선택은

가난을 위한 가난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가난이기에

모든것 버리고도

넉넉할 수 있음이니

내 삶의 하늘에 떠 다니는

흰구름의 평화여

날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내게

더이상 무게가 주는 슬픔은 없습니다

- 이해인

'깊은 묵상 옹달샘-이해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11월의 나무처럼 >  (0) 2022.11.12
< 부끄러운 고백 >  (0) 2022.11.09
'좀 어떠세요?'  (0) 2022.11.05
슬픔 속 작은 기도  (0) 2022.11.03
< 마지막 손님이 올 때 >  (0) 2022.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