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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며 목 축일 샘-法頂

< 지금 나는 행복한가? >

< 지금 나는 행복한가? >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삶에서 무엇이 가장 기특한, 두고두고 기억할 만한 신비한 일인가?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이렇게 살아 있다는 사실이 기특한 일입니다.

모든 것은 삶에서 시작되고 삶을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우리가 살아 있기 때문에 행복도 불행도, 기쁨도 슬픔도 따릅니다. 우리가 살아 있지 않다면 모든 것이 '무無'입니다. 더위든 추위든, 행복이든 불행이든, 걱정이든 근심이든 모든 것이 우리 자신과는 무관계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몸만 살아 숨 쉬는 것을

살아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단지 생물학적인 존재일 뿐입니다.

살아 있어도 이미 죽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죽은 채로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살든, 욕망에 따르지 말고

자기 자신답게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있는지 한번 돌아보십시오. 현재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지구상의 어떤 나라도 이상적인 국가는 아닙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그 어떤 곳도, 돈이 많든 무기가 많든 이상적인 삶을 이루는 터전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들 무엇엔가 쫓기면서 불안하게 살아갑니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저마다 가치판단이 분명해야 합니다. 반드시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각자의 업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서로 다르기에 무엇을 위해 사는가도 각각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가치판단의 기준은 확고해야 합니다.

더 말할 것도 없이 모든 살아 있는 존재는 행복을 추구합니다. 불행하게 살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럼 지금 우리들 자신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가? 각각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지금 나는 행복한가?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는 그다지 많은 물질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분수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차지하기 위해 허욕을 부리기 때문에 결국은 불행해집니다.

인간은 누구나 욕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욕망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 욕망이 때로는 사람을 더 나은 길로 밀어 올리는 추진력이 될 수 있습니다. 의욕이 없으면 나아감과 나아짐이 없습니다.

삶에 탄력을 주기 위해서라도 적당한 욕망이나 욕구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탐욕은 인간을 옴짝 못하게 얽어매고 병들게 합니다. 지금 지구인들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도 바로 이 지나친 욕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모두가 미국처럼, 서구인들처럼 잘살려고 하기 때문에 이 지구가 견뎌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과도한 소비의 경제 형태로는

지구가 몇 개 있어도 모자랄 형편입니다.

아무리 많은 물건을 가지고 편리하게 살아갈지라도

삶의 근본 터전인 이 지구가 망가지면

더는 생존할 수가 없습니다.

오늘날 전 지구적인 환경 재앙은

인간의 탐욕이 불러일으킨 결과입니다.

인류가 정상적인 삶을 누린다면

이 무서운 기후변화 같은 것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생각할수록 두려운 일입니다.

당장 내일을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경제가 발전하면 우선은 좋을지 모르지만 그만큼 한정된 지구 자원이 고갈되고 생태계가 파괴되는 반대급부를 치러야 합니다.

행복의 비결은 적은 것을 가지고도 만족할 줄 아는 데 있습니다.

- 법정 스님 <일기일회一期一會>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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