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시대에도 신앙은 필요한가」“과학, 만능인가?” 한계 밝히고 신앙 필연성 강조
관련 지식 잘 알지 못하더라도
과학 한계 이해하기 쉽게 설명
과학만능주의 벗어나길 당부 |
미국 항공우주국이 지난해 7월 12일 공개한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으로 포착한 용골자리 성운.
CNS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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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신부 지음/232쪽/1만5000원/생활성서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한다. 그래서 명확하고 분명하게 결과를 콕 집어주는 것을 선호한다. 종교, 신앙보다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해 준다고 믿는 과학만능주의도 그런 배경이 녹아 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비현실적인 언어로 말하는 종교나 신앙은 너무 멀고 설득력이 없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은 국내 유일의 물리학자 사제가 과학 만능 시대에 전하는 두 번째 메시지다. 즉 저자가 과학만능주의 앞에서 유혹을 느끼고 흔들리는 신앙인들을 위해 기록했던 「과학과 신앙 사이」의 심화판이다.
전작이 다중우주론과 진화론의 불완전함에 초점을 맞춰 과학만능주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면, 이번 책은 과학 자체의 불완전함과 과학 철학의 토대가 되는 귀납법의 취약성, 과학 철학의 핵심 주제인 과학적 실재론의 문제를 추가했다. 이를 통해 과학만능주의가 주장하는 한계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그들 의견을 여섯 가지로 구분해서 어떤 제한이 있는지 조목조목 언급한다. 그러면서 과학 영역 바깥에 존재하는 질문에 대해 응답할 능력이 있는 신앙의 가치와 소중함을 말한다. “모든 것의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과학”이라는 주장에 ‘과학의 한계’로 응수하는 과학적 사고의 진수를 볼 수 있다.
주목할 것은 과학과 신앙의 상이한 접근법이다. 극소수 예외적인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며 주관성과 초자연성에 기반하는 신앙이나 종교와 달리, 과학은 객관적이고 보편타당한 방식으로 모든 현상에 접근한다. 이 때문에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지지만, 이 책은 과학이 그 자체로 한계를 지닌다고 밝힌다.
“과학은 ‘나는 왜 이 세상에 존재하는가?’ 등의 존재론적인 질문들에 대해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더 나아가서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옳은가?’ 등 의미론적이거나 윤리적인 질문들에 대해서도 답을 주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과학은 근본적으로 재현성과 보편성을 기반으로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접하는 많은 질문들은 사실 개별적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답이 변하는 것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173~174쪽)
저자는 “과학은 하느님을 부정하거나 종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중력이 그렇지 않듯이, 진화는 하느님을 거스르는 주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진화는 지구상에서 생명이 펼쳐지는 것을 설명해 준다. 그리스도교의 하느님은 ‘그분이 없으면 절대 진화가 일어나지 않는’ 분인 것이다.”(177쪽)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는 추천사에서 “저자는 과학만능주의의 모순을 깨닫는 것을 넘어 ‘신앙만의 고유한 가치’를 인식하는 감각을 깨우쳐 주고자 한다”며 “진리를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분명히 밝은 등불이 되어 줄 것”이라고 격려했다.
생활성서사는 9월 8일 오후 4시 서울 명동주교좌대성당 1898광장에서 저자 김도현 신부를 초빙해 북콘서트를 연다. 생활성서사 홈페이지(www.biblelife.co.kr)에서 사전 접수한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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