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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고향 가는길

<죽음을 맞을 때>​

<죽음을 맞을 때>

주님, 제게 또렷이 다가오고 있는 죽음을

기쁨으로 맞이하게 하소서.

엄연히 다가오고 있는 죽음을 애써 거부하려는

어리석음을 짓지 않게 하시고,

다만 죽음 속에 예비된 새 삶의 세계를

의심없이 믿고 따르게 하소서.

그리하여 평온한 미소와

희망 어린 표정으로 이웃까지 위안하는,

밝은 죽음을 맞게 하소서.

주님, 저로 하여금 모든 미련을 다 버린

깨끗한 영혼으로 서게 하신 다음,

하느님에 닿으려는 순수한 희망으로 채워주시어,

끝없는 사랑의 빛을 따라 거침없이 떠나가게 하소서.

이 땅에서의 작은 수고도 값진 대접을 받으며

영원의 초원으로 들게 하소서.

주님, 제가 지금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결코 하느님을 원망하는 일이 없이

그동안 베풀어주신 많은 은혜에

미소 어린 눈물을 쏟으면서,

또한 밝아 있는 하느님의 약속에

가슴 벅차하면서 상쾌히 떠나가게 하소서.

비록 하찮은 영혼이지만 용서하시어,

하느님을 바라보며 살아왔다는 공로로

끝없이 아름다운 고향에 들게 하소서.

제 영혼을 다만 주님께 맡기나이다. 아멘.

- <기도가 그리운 날에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