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3주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
( 말라 3,19-20. 2테살 3,7-12. 루카 21,5-19)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사전에서 어른을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다 자랐다는 것은 성인이 되었다는 것으로, 그렇다면 만 19세가 넘으면 어른일까요? 여기에 자기 일에 대한 책임까지 질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분명 외형적으로는 어른인데, 하는 모습은 철부지 애 같은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서른이 훨씬 넘었음에도 어머니 치마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점점 늘어난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어른이 되기 위해 겪어야 할 것을 힘들겠다고 부모가 대신해 줬기 때문입니다.
정신 분석가 제임스 홀리스는 진정한 어른이 되려면 다음 세 가지를 경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1) 고통을 겪는 일.
2) 자신의 의지보다 더 큰 힘이 있음을 깨닫는 일.
3) 자신과 다른 누군가를 아끼고 사랑하는 일.
이를 경험하지 못하면 자기중심적인 모습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합니다. 어른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통’을 무조건 피하고 볼 것이 아닙니다. 자신보다 더 큰 힘으로 다가오시는 주님을 믿어야 겸손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의 실천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어른으로 살기를 원하십니다. 그런데 과연 어른답게 살고 있나요?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종말론적 훈계를 하십니다. 예루살렘 성전은 유다인들의 민족적인 자부심이 담겨있습니다. 그런데 이 성전이 모두 허물어진다는 것이지요. 성전의 멸망은 과거의 역사를 되돌아볼 때 조국의 멸망을 뜻합니다. 이를 알고 있었던 제자들은 두려워 “스승님, 그러면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또 그 일이 벌어지려고 할 때에 어떤 표징이 나타나겠습니까?”라고 물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의 종말은 성전의 파괴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바로 정신적인 혼란을 맞이하게 됩니다. 즉, ‘내가 그리스도다.’, 또 ‘때가 가까웠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에 의해 큰 혼란에 빠집니다. 또 이와 같은 혼란 뒤, 민족적인 혼란으로 전쟁과 반란이 온다고 말씀하시지요. 그리고 큰 지진이 발생하고 기근과 전염병이 생긴다고 하십니다. 고통의 시작입니다. 그러나 이럴수록 정신 차려야 한다면서 “무서워하지 마라.”고 하십니다.
이제 제자들은 박해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예수님의 기쁜 소식이 온 세상 모든 민족에게 전파되는 계기가 됩니다. 새 생명이 태어나려면 산고를 겪어야 하는 이치처럼, 제자들의 박해는 새 나라인 하느님 나라가 태어나는 고통의 시작이 됩니다. 그래서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라는 말씀을 새기고, 정신을 바짝 차려서 참고 견뎌야 합니다. 인내로서 진정한 어른의 모습으로 성장합니다.
-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
우리는 매일 다른 사람이 되고, 매일 사랑하는 일을 한다(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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