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목 어때요] (5) 환경 운동에 앞장서는 인천 영종본당
‘공동의 집’ 위해 모이니 본당 전체가 ‘한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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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본당의 하늘땅물벗 회원들이 삼베로 친환경 수세미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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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본당(주임 정성일 요한 세례자 신부)에서는 2주에 한 번 특별한 회합이 진행된다. 커다란 삼베 천을 잘라 수세미를 만들기도 하고 망가진 우산 천으로 앞치마를 만들기도 하는 회합실의 모습은 마치 공예작업실 같다. 기도로 시작한 회합은 버리는 재료로 쓸만한 물건을 만들거나 거리로 나가 쓰레기를 줍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영종본당 12개 하늘땅물벗에서 활동하는 91명 신자들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느님이 창조하신 공동의 집을 지키기 위한 실천을 매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7월 영종본당에 부임한 정성일 신부는 부임 두 달 후 환경특강을 마련했다. 매 미사 후 40여 분 동안 진행된 특강은 2주간 계속됐다. ‘북극곰이 죽어간다’는 먼 나라 이야기보다 ‘해수면 상승으로 영종도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정 신부의 피부에 와닿는 강의는 ‘나도 오늘부터 환경을 위해 실천을 해야겠다’는 의지를 북돋웠다.
정 신부는 “지금 인류에게 가장 시급한 일은 생태적 회개이고, 교회 안에서도 녹색 순교를 강조하고 있기에 본당에 와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생태환경운동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이론 공부나 캠페인으로 끝나지 않고 적극적인 실천을 위해서 하늘땅물벗 설립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가장 먼저 특강을 시작한 것이다.
이미 본당에서 운영 중인 소공동체들이 많기에 신생 단체의 토대를 다지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본당 주임신부가 의지를 보이며 신자들을 독려하자, 진심이 통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부터 본당의 생태환경운동을 위해 공을 들인 결과 지난 1월 28일 12개의 벗들이 모여 선서식을 했다. 그 결과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하늘땅물벗을 보유한 본당이 됐다.
본당의 사목방침은 벗 활동에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각 벗의 특징에 맞게 교회의 환경에 대한 입장이나 회칙을 공부하는가 하면, 가두 선교의 일환으로 동네에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을 앞두고 12개 벗이 공통으로 하는 활동은 삼베 수세미 만들기다. 부활 달걀 대신 친환경 수세미를 만들어 나눔으로써 뜻깊은 부활을 보내자는 취지다.
정 신부는 “환경에 관심이 있었지만 혼자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던 신자들이 하늘땅물벗에 참여하면서 타인과 의견을 나누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며 즐겁게 활동하는 것을 보며 저도 함께 행복해졌다”면서 “교회 안에서, 사회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자부심이 그들의 열정을 배가시키는 원동력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신부는 “한국교회에서 가장 많은 환경운동가를 보유하고 있는 본당인 만큼, 영종본당이 인천교구 탄소중립의 초석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하느님의 은총 안에 본당 신부의 의지가 있다면 신자들을 움직이고, 교회를 변화시키고,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고 전했다.
하늘땅물벗 소식을 비롯해 환경보호 실천 방법들이 게재되고 있는 영종본당 로비의 환경 게시판을 설명해주는 정성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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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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