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積善은 평화의 福

<고유가 시대와 나눔 정신>

                                    <고유가 시대와 나눔 정신>

기름값이 크게 오르면서 덩달아 차량 봉사자들도 줄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무료로 차량을 운행하기에는 기름값이 너무 부담스러워진 탓이다.  사실 기름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올해 초에 비해 무려 30% 이상 올랐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차량 봉사자가 줄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현대사회에서 기름은 모든 경제 활동의 기초다. 기름값 인상은 곧 물가 인상으로 이어지고, 물가 인상은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를 얼어붙게 만든다. 이런 경우 지출 목록에서 어려운 이웃이나 시설을 돕는 후원금을 가장 먼저 제외시키기가 쉽다. 내 주머니가 가벼워진 상황에서는 다른 사람을 위해 선뜻 손을 내밀기가 쉽지 않다. 얼핏 자연스러운 현상임에도 한편으로는 안타깝고도 우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홀쭉해진 지갑은 나눔과 봉사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나눔은 자신이 하느님에게 받은 것을 이웃과 나누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신 것을 자신이 대신해서 전하는 것 뿐이다. 내가 가진 것이 내 소유가 아니라는 뜻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주신 것으로, 그분 은총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의 기본 자세다.

 따라서 나눔은 자신이 하느님에게서 구원이라는 더할 나위 없는 큰 선물을 받았다는 데서 출발한다. 이 선물을 받지 못한 사람, 이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나눔을 실천하기는 어렵다. 받아본 사람만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나눔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듯 단순한 기부행위가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나눔을 실천하지 않는 이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아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깨닫기 어렵고 실천하기 쉽지 않은 신앙의 진리다.

 너도 나도 예외 없이 모두가 어렵기만 한 고유가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럴 때 더 큰 어려움을 겪는 데가 소외된 이들이 살고 있는 복지시설이다. 자신의 부유한 재산 중에서 일부를 떼내는 것보다 넉넉치 않은 가운데서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값진 나눔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나눔과 봉사는 자신이 어렵고 힘들 때 더욱 값지고 빛이 난다.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자신이 하느님에게서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묵상해보자. 나눔이라는 실천을 통해 자신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앙인임을 가슴 깊이 새겨야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 평화신문 사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