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信仰人의 삶

< 거룩한 곳, 거룩한 사람 >

< 거룩한 곳, 거룩한 사람 >

농민은 농사를 짓는 사람입니다.

농사는 땅이 있어야 지을 수 있습니다.

땅은 씨앗을 싹틔우고 자라게 하며

열매를 맺어 사람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합니다.

사람은 먹지 않고는 살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땅은 사람을 살게 하는

생명의 터전입니다.

그런데 생명의 터전은

하느님의 축복이 없이는 열매 맺지 못합니다.

그러기에 땅은 농사의 터전이요,

농민은 생명의 터전을 가꾸는 일꾼이며,

하느님은 그 땅에 축복을 내려주시어

사람들이 살 수 있게 해 주는 분입니다.

땅과 농민과 하느님은

농사의 삼위일체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땅은 황폐화되어 가고

농민은 천시되고

하느님은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경제논리에 따라

땅이 없어도 농민이 없어도

하느님이 없어도 살 수 있는 것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구약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땅을 선물로 주시고

당신을 배반하고 돌아선 사람들을 위해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셔서

생명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하느님으로 인해 땅과 사람은

거룩한 곳, 거룩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사람들은 땅을 돈을 버는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으며

땅에서 나는 생명을

정치와 경제의 논리에 따라 거래합니다.

정치인들과 경제인들의 행태를 보면

마치 농사짓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세상이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왜 힘들게 농사를 짓느냐!

그냥 돈 주고 사먹으면 되지."

우리도 건강과 돈에는 관심이 있다면서

우리 먹거리와 우리 땅에서 나는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을 돌보고 가꾸는

농민들과 생명을 자라게 하는

땅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생명이 하느님의 손에 달린 것이 아니라

돈에 달려 있다는 식입니다.

농사짓지 않는 사람들은

명심해야 합니다.

농사는 농민들만의 몫이 아니라

농민과 함께 농사짓는다는 심정으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자기 먹거리는

자기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농민들도 의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생명의 땅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며

친환경 농업과 유기농, 무농약 농업 등,

사람의 생명을 다룬다는 마음으로

농사지어야 하겠습니다.

땅을 살리는 길이

농민이 사는 길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생명의 원천이시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시는

하느님에게로 돌아가는 길만이

모두가 사는 길입니다.

생명의 주님!

땅을 주시어 축복하시고

생명을 가꾸도록 농민들을 부르셨으니

그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소서. 아멘.

- 광주교구 농민사목 김영철(요한 보스꼬)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