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9주일
(1열왕 19,4-8.에페 4,30-5,2.요한 6,41-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지난주에 인천 교구 동창 신부 서품 25주년 기념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처음에 인천 교구 동창은 모두 12명이었고 한 신부가 사고로 하늘 나라에 일찍 떠났을 뿐 11명 중에 아픈 사람도 없고, 중간에 사제 생활을 그만둔 사람도 없습니다. 모두가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사목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함께했던 이번의 성지순례를 통해 주님께 감사를 드릴 수 있는 은총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이렇게 25년을 사제로 기쁘게 살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각 개인의 능력보다 주님 덕분임을 잘 알기에 더 큰 감사함의 기도로 함께했습니다.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은 교만을 통해서는 불가능합니다. 자기만 잘났다고 생각하는데, 자기의 능력과 재능만을 뽐내려고 하는데 상대방에게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어렸을 때, 어머니께 불만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제 형님의 옷들을 무조건 물려 입게 했다는 것입니다. 그 옷이 낡아서 구멍이 나면 그 구멍을 메워서 입게 했습니다.
친구들이 입는 새 옷이 늘 부러웠고, 헌 옷만 입어야 하니 늘 불만이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감사의 마음을 가질 수 있었을까요?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요? 6남매를 키우기 위해 어쩔 수 없었음을 잘 알기에 이제 비로소 감사의 마음을 가집니다.
교만도 불평불만도 그 밖의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서는 감사의 마음을 가질 수 없게 해서 함께 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부정적인 마음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면서 함께 하지 못하는 이유를 찾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오늘 복음을 보면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이해하지 못하고 수군대고 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나자렛 목수 요셉의 아들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분이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의 빵이라는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믿음을 갖지 못하고 또 당신을 내어주시는 주님의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도 갖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자기 몸을 내어주셨고, 당신을 믿는 자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매일의 삶 속에서 예수님의 말씀과 성체 성사를 통해 이 생명의 빵을 받아 모십니다.
제1독서에서 보듯이, 엘리야가 광야에서 하느님의 천사가 제공한 음식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 역시 예수님께서 주시는 영적인 양식을 통해 우리의 영혼을 채울 수 있습니다.
때때로 광야를 헤매며 절망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때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서는 예수님을 통해 생명의 빵을 받을 수 없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예수님의 사랑을 바라보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사람만이 주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빵으로 큰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지금을 기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
오늘의 명언: 인생이라는 책에는 결코 뒤에 정답이 나와 있지 않아!(찰리 브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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