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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고향 가는길

<미리 쓰는 유서>

<미리 쓰는 유서>

어느 순간 의사는

나의 뇌가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모든 의미에서

나의 생명이 정지 됐다고

결정할 것입니다.

그렇게 됐을 때

내 몸 안에 기계를 이용해서

인공의 생명을 불어 넣으려고

하지 말아 주십시오.

그리고 그것을 나의

임종이라고 부르지 마십시오.

그 대신 그것을

"새로운 탄생"이라고 불러주시고,

다른 사람들이

더욱 충실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되도록

나의 몸을 나눠주십시오.

나의 눈을

떠오르는 아침 해와

아기의 얼굴과

그리고 여인의 눈 속에

사랑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에게 주십시오.

나의 심장을

자신의 심장으로는

날마다 끊임없이

고통만 당해온

사람에게 주십시오.

나의 피를

교통사고로

일그러진 차 속에서

구출된 십대에게 주십시오.

그리하여 그로 하여금

그의 손자들의 노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을 때까지

살게 하십시오.

나의 신장을

기계에 의존하여

나날을 연명해가는

사람에게 주십시오.

내 몸 속의 뼈와

모든 근육과 모든 세포와

신경을 절름발이

아이에게 주시어

그 아이가 걸을 수 있게

할 길을 찾아주십시오.

내 뇌의 구석구석을

살펴봐 주십시오.

필요하다면 내 세포를 떼어

내어 배양하시고

그것으로 언젠가

말 못하는 소년이

야구 방망이로 공을 치는

소리에 환성을 지르고

듣지 못하는

소녀가 유리창에 내리는

빗소리를 듣게 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내게 남은 것은

태워서

바람에 재를 뿌려 주시고

꽃들이 자라는 걸

돕게 하여 주십시오.

뭔가 묻어야 하겠다면

내 잘못과 결점과

인간에 대한

나의 모든 편견을

묻어주십시오.

내 죄악은

악마에게 주십시오.

내 영혼은

하느님께 드리십시오.

그리고 혹시

날 기억하려거든

당신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친절한 말로

기억해 주십시오.

내가 부탁한

모든 걸 해주시면

나는 영원히 살게 될 것입니다.

- 로버트 N 테스트 < 날 기억하려거든 >에서..

* 나이 드신 분은 살아 숨 쉬고

말할 수 있을 때

미리 유언을 해 두셔유

병원에 버려져

현대 고려장이 되지 않게유...

* 당부 : 내가 죽을 때

내 집에서 떠날 수 있도록

꼭 해 달라.

시신 기증을 해 놓았으니

필요한 분께 드리길...

- 옹달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