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끼리는 서로 도우며 살아야>
요즘도 밥을 굶는
사람이 있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있습니다.
왜 없겠어요.
우리나라에 밥 굶는
사람이 없어도
(실제로는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이웃나라에 있습니다.
우리와 가까운 북녘에도
밥 굶는 사람이 있고,
우리와 먼 세계 여러 나라에도
밥 굶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난 월드컵 때는
'축구공 하나를 꿰매며
겨우 벌어먹는
인도 어린이'
이야기가 나라 안에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우리 둘레에는
가난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 역사를 살펴도 그래요.
고단한 조선왕조와
일제 강점기 때
얼마나 많은 이들이
굶주림에 찌들며
어려워했는가요.
<깜둥바가지 아줌마>라는
이야기책이 있습니다.
권정생 님이 1960년대에 쓴
동화를 중심으로 엮은 책입니다.
이 책 가운데
'쌀 도둑'이야기는
일제 강점기 때 부모 없이
배곯는 아이들 삶을 다룹니다.
"한 줌 아니면
두 줌씩 귀리를
디딜방아에다 빻아
죽을 쑤면
검정색 구정물 같은 물"이
우러나온다는데,
그걸로 겨우 죽이라고
해 먹으면서 살던
웅재와 선재네가 있었다고 해요.
누나는 동생 웅재와 선재에게
착한 일을 하고
나쁜 일을 하면
안 된다고 늘 타일렀다는데
굶주림은 이 아이들이
'정미소에서
쌀을 훔치게' 이끕니다.
굶주리던 아이들은
동네 아이들이
흔히 그러듯
정미소에 몰래 들어가서
두 주먹에
한 줌씩 쌀을 훔쳐서
집으로 와요.
누나는 동생들이
훔쳐온 쌀을 보고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눈물만 흘려요.
... 그렇게 잠시 건너다보던
아저씨는 손에서
자루 하나를 건네 주었다.
방금 선재가 쌀을 쓸어 넣다 말고
두고 쫓겨 나온 그 자루였다.
그 조그만 자루에는
쌀이 아구까지 차 있었다.
"갖고 가거라. 가난한 사람끼리는
서로 도와 가면서 살아야 한다" "......"
선재는 얼른 그 말뜻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엉거주춤 그냥 서 있으려니까
아저씨는 선재 손에 정답게
쌀자루를 들려 주는 것이었다.
"가지고 가서 밥을 지어 먹어라.
알았니?" ...<140쪽>
그렇게 동생들이 처음으로
훔친 쌀로 죽을 쑤어먹은 다음날,
동생들은 밥을 해 먹고
싶어서 자루를 들고
정미소로 갔는데,
그만 정미소 일꾼
아저씨에게 붙잡힙니다.
그때 정미소 일꾼 아저씨는
아이들 모습과 자루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쌀을 꾹꾹 눌러담아서
가져가라고 했답니다.
모든 일꾼 아저씨가
그러지는 않았겠지만,
다들 똑같이 어려운 줄을 알고,
나아가 부모도 없는 어린아이들은
더욱 어려운 줄을 잘 아는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자기 먹을 것을 덜어서
나눠 주기도 했겠죠?
"가난한 사람끼리는
서로 도와 가면서
살아야 한다"고 말하면서요.
- '깜둥바가지 아줌마'를 통해서 배우는 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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