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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福音 묵상

2024년 나해 모든 성인 대축일

2024년 나해 모든 성인 대축일

(묵시7.2-4.9-14.1요한3.1-3.마태5.1-12ㄴ)

<부족함이 없는 사람은 유혹할 수 없다>

오늘은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성인이 어떤 분인지 묵상하는 날입니다. 그분들은 어떻게 그리 깨끗하고 거룩할 수 있었을까요?

일본의 오랜 민담 중에 ‘가구야 공주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작품은 지구에 내려와 인간의 삶을 경험하고 궁극적으로 천상의 영역으로 돌아오는 천상의 존재에 관한 신비로운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대나무를 잘라 파는 어느 나이 든 노인이 숲속에서 빛나는 죽순을 발견한데서부터 시작됩니다. 그가 죽순을 열었을 때, 그 안에서 작고 빛나는 소녀를 발견했습니다. 기뻐서 그는 그녀를 집으로 데려왔고, 그녀를 딸로 키우며 그녀의 이름을 가구야히메(가구야 공주)라고 지었습니다. 신기하게도 대나무꾼은 숲으로 돌아올 때마다 다른 대나무 줄기에서 금과 보물을 발견하여 금세 부자가 됩니다. 가구야 공주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젊은 여성으로 빠르게 성장하여 그녀를 만나는 모든 사람을 사로잡습니다.

노인은 시골의 친구들에게 인사할 시간도 주지 않고 자기 딸을 높은 귀족과 결혼시키기 위해 황제가 사는 도시로 이사 나와 커다란 집을 짓습니다. 가구야의 아름다움에 대한 소문이 퍼지고, 각지에서 귀족들이 그녀의 결혼을 청하러 찾아옵니다. 모두 고위 왕자인 다섯 명의 끈질긴 구혼자가 그녀와 결혼할 것을 주장하지만, 가구야는 그들 중 누구와도 결혼하기를 꺼려 각 구혼자에게 불가능한 일을 맡깁니다.

그녀는 신화 속 섬의 전설적인 보석 가지와 부처의 구걸하는 돌 그릇 등 희귀한 보물을 각 왕자에게 요청합니다. 각 구혼자는 결국 속임수나 패배로 실패하고 그들의 진정한 성격과 무가치함을 드러냅니다.

일본 천황도 그녀의 아름다움을 듣고 그녀에게 구혼하려고 합니다. 그는 그녀의 온화한 성격과 신비로움에 반해 그녀에게 편지와 선물을 보냅니다. 가구야는 그를 좋아하고 그의 친절함을 존경하지만, 그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이 세상에 속하지 않았으며 그의 영역에 머물 수 없다는 것을 그에게 밝힙니다.

어느 날 밤, 가구야는 자신이 실제로 달에서 왔으며 곧 천상의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양부모에게 밝힙니다. 상심한 그녀의 부모는 그녀를 지구에 머물게 하려고 노력하고, 황제는 그녀를 다시 데려가려고 올 천상의 존재들로부터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경비원을 보냅니다. 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늘에서 천상의 행렬이 내려오고, 깃털 옷을 입은 가구야는 출발을 준비합니다. 그녀는 황제에게 줄 메모와 불멸의 비약이 담긴 약병을 남겨 둡니다.

그녀가 떠난 것에 깊은 슬픔을 느낀 황제는 비약을 마시지 않기로 했고, 그녀 없이 영원히 사는 것보다 슬픔을 안고 사는 것을 더 선호했습니다. 대신 그는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에서 불로장생약을 불태우라고 명령합니다. 전설에 따르면 후지산(문자 그대로 ‘불멸의 산’을 의미함)에서 이름이 유래되었으며, 정상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가구야 공주에 대한 천황의 영원한 기억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가구야는 이 지상의 존재가 아님을 알고는 이 지상의 모든 유혹에 물들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 우리 자신을 깨끗이 유지하는 비결입니다. 바로 믿음으로.

오늘 제2 독서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분께 이러한 희망을 두는 사람은 모두, 그리스도께서 순결하신 것처럼 자신도 순결하게 합니다.”

우리는 모두 이 지상에서 하느님 자녀임을 시험 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 자녀임을 믿는다면 이 지상의 어떤 유혹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존재는 이 지상의 모든 것들이 잿더미처럼 의미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를 구원하시는 분은 ‘모든 것’을 주시는 그리스도뿐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제1 독서에서는 오로지 구원이 그리스도에게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구원은 어좌에 앉아 계신 우리 하느님과 어린양의 것입니다.”

또 이렇게 말합니다.

“저 사람들은 큰 환난을 겪어 낸 사람들이다. 저들은 어린양의 피로 자기들의 긴 겉옷을 깨끗이 빨아 희게 하였다.”

오늘 복음은 이 시련을 이겨낸 이들에 대해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디오게네스는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온 땅을 정복한 알렉산더가 힘과 재산으로 누르려 했을 때 그저 술통에 누워 “햇빛이나 가리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청했습니다. 구약의 욥은 다 잃었지만,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죄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성 프란치스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시력을 잃고도 하느님을 찬미하였습니다. 그래서 누구도 이런 성인들을 유혹할 수 없었습니다.

하느님을 가지면 다 가진 것입니다. 다 가진 이들은 죄를 짓지 않기에 성인들입니다. 다 주시는 분은 전부이신 하느님, 그리스도이십니다.

- 전삼용 요셉신부의 강론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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