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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게나 여보시게 이 글 좀 보고 가소
여보시오.....
돈 있다 유세하지 말고
공부 많이 했다고 잘난 척 하지 말고
건강하다 자랑하지 말고.
명예 있다 거만하지 말고
잘났다 빛내지 마소.
다 소용 없더이다.
나이 들고 병들며 자리에 누우니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너 나 할 것 없이
남의 손 빌려서 하루를 살더이다.
그래도 살아 있기에
남의 손으로 끼니이어야 하고
똥오줌 남의 손에 맡겨야 하니
그 시절 담당하던 그 모습 그 기세가
허무하고 허망하기만 하더이다.
내 형제 내 식구 최고라며
남 업신여기지 마소.
내 형제 내 식구가 마다하는 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는
그 남이
눈 뜨고, 코 막지 않고도
따뜻한 마음으로 미소 지으며
잘도 하더이다.
말하기 쉽다 입으로 돈 앞세워
마침표는 찍지 마소
그 10배를 준다 해도 하지 못하는 일
대가없이 베푸는 그 마음과
천직으로 알고 묵묵히 자리 지키는
그 마음에 행여 죄 될까 두렵소이다.
병들어 자리에 누우니
내 몸도 내 것이 아니 온데
하물며 무엇을 내 것이라 고집하겠소.
너 나 분별하는 마음 일으키며
가던 손도 돌아오더나니
길 나설 적에 눈 딱 감고
양쪽 호주머니에 천 원씩 넣어
길가 행인이
오른손을 잡거든 지표 한 장 꺼내
마음에 담아주고
왼손을 잡거든
왼손이 따뜻한 마음하나 꺼내어 베푸소
수의 복에는 호주머니가 없으니
베푸는 마음을 가로막는 욕심 버리고
그래야 이다음에
내 형제 내 식구 아닌
남의 도움 받을 적에
감사하는 마음,
고마워하는 마음도 배우고
늙어서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곱게 늙는다오.
- 관허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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