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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으로 자유롭게>
하느님이 인간을 당신 자녀로 창조하시고, 사랑하는 자녀들을 이 세상에 보내셨다고 나는 믿는다. 이 세상이 어떤 곳이기에? 사실 이 세상은 그 자체로 차고 넘치는 빛의 바다, 생명의 바다, 풍요의 바다, 아름다운 바다, 그리고 하느님의 품 안이며 우리의 놀이동산이다.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는 놀이동산! 먹을 것, 입을 것, 놀 것, 볼 것 등등에 하늘, 땅, 해, 달, 별, 나무, 꽃, 물, 바람, 산, 바다, 구름, 열매 들이 어우러져 풍요롭기 그지없다. 모든 것이 차고 넘친다. 말 그대로 부족함이 없다. 우리는 그저 기쁜 마음으로 노래하고 춤추며 놀기만 하면 된다. 마치 아기가 엄마의 자궁 안에서 놀기만 하면 되듯이…….
물론 이 놀이동산에서 너와 내가 함께 놀기에 '어떻게 놀 것인가?'는 생각해봐야 한다.
답은 간단하다. 나눔이다.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주고받는 나눔이다. 함께 더불어 나누며, 손에 손을 잡고 기쁘게 놀면 된다. 나눔이 이웃 사랑이요, 사회 정의다.
또 죽음이란 게 별건가?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 감사하고, 서로 행복하게 놀며 지내다가 해가 서산으로 질 때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고향인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
이런 자연스럽고 자유롭고 행복한 인간의 모습과 삶이 바로 아버지가 품은 자녀에 대한 꿈인 동시에 아버지의 기쁨 아니겠는가? 무엇을 욕심내랴?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돌아갈 것을! 죽을 때 무엇 한 가지인들 갖고 갈 수 있으랴? 아니! 무언가를 가져갈 필요조차 있겠는가?
그러데 빈손으로 갈 것을 분명히 알면서도 더 가지려 하고, 가진 것을 더 크게 만들려고 서로 경쟁하며 전쟁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싸우고 죽이면서 일생을 제대로 한번 놀지도 못하고 헉헉대며 죽어가고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이리도 어리석다. 손에 꽉 쥐고 있어봤자 죽으면 다 빼앗기고 마는 것을……. 갖고 갈 필요조차 없는 것을…….
많이 가진 사람이 부자가 아니라 필요로 하는 것이 적은 사람이 부자라는 말은 옳다. 욕심에서 해방되지 않으면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우리 서로 딱히 잘난 것도 못난 것도 없는데…….
필요한 것도, 필요치 않은 것도 별로 없는데 그냥 선물로 주어지는 하루하루를 가슴 벅차게 받아 안으며 빈손으로 자유롭게 춤추고 노래하면서 여유롭게 살면 안 되는 것인지? 그러면 게으르다고 아버지께서 따귀를 때리실까?
행복하기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쉼, 여유, 한가로움……. 자기 내면의 세계로 들어가볼 수 있는 여유가 아닐까? 한 끼를 먹어도 여유를 먹고 살 수는 없을까? 세상을 아버지께 온전히 맡기고 하루하루가 그냥 물 흐르듯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면 세상이 뒤집힐까?
새로운 삶을 위해 여유가, 하늘의 지혜가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이런 생각은 10년 전에도 했고 몇 년 전에도 했다. 하지만 오늘 또 다시 생각한다. 그리고 이 말은, 나 역시 생각만 있을 뿐 내 생활도 10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말이다.
어려운 일이다. 홀로 사는 사람도 이럴진대, 이 복잡한 경쟁 사회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여유로운 삶이란 한낱 꿈일까?
하지만 다시 한 번 꿈꾸고, 다시 한 번 결심한다. 여유로운 삶을 사는 나와 여유로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여유로운 세상을!
- 소 스텔라 수녀 <지금 나의 삶은 아름다운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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