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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堂-감사 찬미 제사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들을 수 있도록….​

대림 제3주일 자선주일

(이사야35.1-6ㄴ.10야고보5.7-10.마태11.2-11)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들을 수 있도록….

사회학(社會學)에서 자선(慈善)의 의미는 너무나 미미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왜냐하면,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자신이

신에게 벌 받지 않으려고 하는 적당한 정도의 적선(積善)행

위로 취급되기 때문입니다. 즉 어려운 사람들의 입장이 되

어 그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라기보다, 단

지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 자신의 마음 불편함을 없애는 정

도의 희사(喜事)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회학에서

말하는 복지(福祉)와는 너무도 비교할 수 없이 부족한 개념

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대림

제3주일을 ‘자선 주일’로 정하고 가난한 이웃을 돌보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비록 사회학에서 말하는 근본적인 해

결의 복지는 아닐지라도 이 추운 겨울에 어렵게 지내는 가

난한 이웃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면서 작게나마 그들을

위한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너희는 맥 풀린 손에 힘을 불어넣고, 꺾인 무릎에 힘을

돋우어라.”(이사 35, 3)

긴긴 터널 같은 팬데믹에 갇힌 지 벌써 3년,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아 맥이 풀린 우리들의 삶이 어디 하나 희망을 찾

지 못하는 꺾인 무릎에 상처투성입니다. 직접적인 바이러스

로 인한 희생자는 물론이고 백신을 맞은 분 중에도 죽음 내

지는 심한 부작용에 시달리는 분들도 주변에 제법 계십니

다. 요양원에 모셨던 부모님과 인사도 제대로 못 나누고 이

별을 해야 했던 분들도 적지 않은 후유증에 시달리고 계십

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어려움은 늘 힘없고 가난한 이들

에게 더욱 심각해지는 법입니다. 지난해 겨울 영등포 쪽방

촌에서만 무려 21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올겨울은 제발

무사히 지나갈 수 있어야만 할 텐데 하고 걱정이 앞섭니다.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 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

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

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마태 11, 2-11)

요셉의원의 선우경식 선생은 생전에 이렇게 말했습니

다. ‘진료비가 없는 환자야말로 진정 의사가 필요한 환자

다’. 그의 말대로 진료비가 없어 목숨을 잃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아무리 각박해도 소문 없이 어

려운 이웃을 돕는 이들이 언제나 계십니다. 요셉의원에도

선우경식 선생이 세상을 떠난 후에 무료 진료 자원봉사 의

료진들이 끊이지 않고 계속 줄을 이었습니다. 그 수가 무려

월평균 100여 명이 넘습니다.

그들을 통해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 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우리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기도

와 자선을 통해 주님께서 함께 계심이 드러나고, 그로 인해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들을 수 있는 따뜻한 겨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 홍근표바오로 신부 | 요셉나눔재단법인(요셉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