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욕과 극기, 기도와 고행의 생활을 시작>​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일

(이사야45.6ㄴ-8.21ㅁ-25.루카7.18ㄴ-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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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욕과 극기, 기도와 고행의 생활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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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사제의 눈은 언제나 개혁과 쇄신을 향한 불꽃으로 이글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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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 교회, 세상 앞에 장엄하게 청빈 서약을 한 수도자로서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 과연 나는 오늘 진정으로 청빈한가? 라고 자문해보니, 너무나 부끄러운 나머지 할 말을 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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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가난하게 살지 않은 동료 수도자들의 한심한 모습이 안타까웠던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한탄 조로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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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빈은 우리 축성생활자들의 삶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방벽입니다. 고급 승용차에, 최첨단 기기를 장착하고 살아가는 사제, 수도자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자전거를 쌩쌩 타고 다니시는 비서 신부님의 모습이 정말 멋져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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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축일을 맞이하는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1542~1591)가 살아가던 중세 시대나 지금이나 물질과 안락한 삶에 대한 애착은 수도자들에게 있어 큰 유혹꺼리로 작용했던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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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수도 생활의 부흥기를 지나 일종의 쇠락기에 접어든 시기였습니다. 더 이상 수도자들에게 있어 완덕에 대한 열망이나 하느님 중심의 삶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타성에 빠진 수도자들의 얼굴은 냉랭했고, 게을러빠진 수도자들은 자꾸만 회칙을 완화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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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보다 못한 충실하고 올곧은 가르멜 수도자 요한은 원칙대로! 를 강조하며 고난과 형극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안토니오 수사를 비롯한 마음이 맞는 수도자 몇 명과 더불어 엄격한 금욕과 극기, 기도와 고행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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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하고 쾌적한 대 수도원 건물을 뒤로하고 다리를 뻗기도 힘들고 서 있기도 힘든 작은 방에서 함께 생활했는데, 여기저기 비가 새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는 얼굴로 기쁨과 감사의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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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을 할때는 신발도 신지 않고 맨발로 다녔습니다. 이러한 쇄신된 삶을 살아가면서 끝끝내 회개하지 않는 동료 수도자들을 회개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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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레 얼굴과 뱃속에 기름이 가득한 게을러빠진 동료 수도자들에게 미운털이 깊이 박혔습니다. 자신들의 비행이나 과오는 덮어둔 채, 갖은 방법으로 요한 사제를 괴롭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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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가 개최되자 요한 사제를 오해한 총장은 그를 톨레도 수도원의 깊은 지하 감방에 가두었습니다. 그가 총회에 나타나서 어떤 행패를 부릴지 몰라 두려웠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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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요한 사제는 갖은 학대와 모욕을 묵묵히 견뎌냈습니다. 사악하고 매정한 동료 수도자들을 향해 일언반구도 항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들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을 바꾸었습니다. 부족한 내게 겸손의 덕을 쌓게 하는 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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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탁월한 성덕은 오래가지 않아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머지않아 요한 사제의 결백과 인품이 알려졌고, 비오 5세 교황과 그레고리오 13세 교황은 그의 이상을 추구하는 수도자들을 위한 특수한 가르멜회를 정식으로 인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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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기왕성하던 젊은 시절을 수도회 개혁에 몸 바친 요한 사제의 눈은 언제나 개혁과 쇄신을 향한 불꽃으로 이글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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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의 삶도 조금 바뀌었습니다. 좀 더 너그럽고, 좀 더 풍요로워졌습니다. 자신을 다스리는 데는 엄격했지만, 타인을 대하는 데는 한없이 관대해졌습니다. 그렇지만 수도회 개혁과 쇄신을 향한 그의 노선을 단 한치도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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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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