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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곰삭한 맛

<아침 기도>

<아침 기도>

 

아침마다

눈썹 위에 서리 내린 이마를 낮춰

어제처럼 빕니다.

살아봐도

별 수 없는 세상일지라도

무책(無策)이 상책(上策)인

세상일지라도

아주 등 돌리지 않고

반만 등 돌려 군침도 삼켜가며

하늘로 머리 둔 이유도

잊지 않아가며

神도 천사도 아닌 사람으로

가장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따라

울고 웃어가며

늘 용서 구할 꺼리를 가진

인간으로 남고 싶습니다.

너무들 당당한 틈에 끼어 있어

늘 미안한 자격미달자로

송구스러워하며 살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도...

- 시인 유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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