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하나의 나뭇잎이
갈색으로 변하는 것도
나무 전체의 묵인 속에서
가능하듯이,
죄를 짓는 자도
그대들 모두의 숨은 뜻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
마치 하나의 행렬처럼
그대들은 그대들의 신적
자아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것
그대들 자신이
곧 길이며 또한 길 가는 자
그러므로
그대들 중 누군가 넘어진다면
그것은 뒤에 오는
이들을 위해 넘어지는 것
걸려 넘어지는 돌이
거기에 있음을 경고하기 위해
그리고 또한 자기보다
앞서간 이들을 위해
넘어지는 것이니
비록 빠르고 확실한 걸음으로
앞서 갈지라도
아직 그 돌을
치우지 않은 이들을 위해.
- 칼릴 지브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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