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가정 성화 주간
(집회3.2-6.12-14.마태2.13-15.19-23)
<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
2020년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2021년에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평생 함께하실 것 같았던 부모님께서 1년 사이에 모두 하늘 나라에 가시니 마음이 먹먹해지고, 잘 해드리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이 늘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부모님 물건을 정리하는데 큰 형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부모님 재산이 없어서 얼마나 다행이니? 다른 사람들 보니까 재산 분할 문제로 싸움도 많이 하던데, 우리는 그럴 일이 없잖아.”
사실 부모님께서 남겨주신 재산은 신앙심과 교육이었습니다. 주님 뜻에 맞게 사는 삶을 늘 강조하셨고, 또 한 가지는 끝까지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족 모두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며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고, 책을 손에 놓지 않으면서 생활합니다.
많은 돈도, 세상의 높은 지위도, 그밖에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으로는 우리 가족 모임을 행복하게 할 수 있게 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 가치가 가족들 간에 더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오늘은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입니다. 이 가정을 성가정의 모범으로 삼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 가정이 부자였을까요? 아니면 세상 안에서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었을까요? 아니었습니다. 우선 이들의 가장인 요셉은 가난한 목수로 알려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정결 예식 때 바치는 제물도 가난한 사람이 바치는 비둘기였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무런 고통과 시련이 없었을까요?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이 가족을 보면, 예수님의 잉태 순간부터 고통과 시련의 연속이었습니다.
첫아기인데도 마구간에서 낳아야 했던 형편이었습니다. 에집트로 피난도 가야 했고, 12살 때 성전에서 예수님을 잃어버리기도 했습니다. 요셉 성인께서 너무 일찍 하느님 곁으로 가신 것 역시 인간적 관점에서는 커다란 시련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아들의 십자가 죽음을 십자가 아래에서 직접 봐야 했던 어머니의 아픔을 떠올리면 고통과 시련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고통과 시련이 없어야 성가정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성가정은 이 세상의 가치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하느님 나라의 가치로, 서로가 서로를 위한 사랑의 마음에서 성가정은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신앙의 일치를 성가정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또 고통과 시련이 없어야 성가정도 아닙니다. 사랑이 우리 가정에 있는가를 먼저 바라봐야 합니다. 그 사랑 안에 주님께서 함께하시면서 진짜 성가정이 될 수 있습니다.
-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
불행한 사람의 특징은 그것이 불행한 것인줄 알면서도 그쪽으로 가는 점에 있다. 우리 앞에는 불행과 행복의 두 갈래길이 언제나 있다. 우리 자신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되어 있다(A.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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