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팔일 축제 제5일
(요한1서2.3-11.루카2.22-35)
그리스도는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십니다.
우리는 개미를 쉬지 않고 일하는 성실의 아이콘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든 개미가 실제로 성실한지, 2002년 일본 홋카이도 대학의 한 생물학 교수가 90마리의 개미를 3개 조로 나눠 실험했습니다. 인공 개미굴에 실험 카메라를 설치해서 개미의 일상을 관찰한 것입니다. 그 결과, 각 조 개미 30마리 중 20%는 일하지 않고 제자리에 가만히 있거나 개미굴 주변만 돌아다니는 것이었습니다. 교수는 이 개미를 ‘게으른 개미’라 지칭했습니다.
이제 연구진은 ‘게으른 개미’들에게 먹이를 차단했습니다. 그런데 부지런히 일하고 있던 개미들이 혼란에 빠진 것입니다. ‘게으른 개미’가 새로운 먹이를 찾아 움직이자, 다른 일개미들이 어떻게 할 줄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게으른 개미’는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즉, 정찰을 위해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로써 돌발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세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가 성실하게 땀 흘려 몸을 움직여 일하면 다 잘살게 될까요? 그런 사람도 필요하지만, 관리자를 비롯한 각자의 역할에 맞는 역할도 중요합니다. 이렇게 상대의 역할을 존중하며 살아갈 때, 균형 있는 발전 속에서 잘 살 수 있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는 장면을 보게 됩니다. 하느님이시지만 완전한 인간의 육체를 취해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이십니다. 그래서 아직 말씀도 하지 못하고 걷지도 못하는 상태이십니다. 이런 상태에서 예수님 곁을 지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부모인 요셉 성인과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지키고 계셨고, 오늘 성전에 가서 예수님을 봉헌하십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시메온 예언자의 예언을 듣게 됩니다.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의 구원을 직접 보게 된 시메온은 예수님이 모든 민족들에게 계시의 빛이 되고,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임을 밝힙니다.
이렇게 자기 자리에서 자기 역할에 충실한 사람들로 인해 예수님을 통한 구원이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우리 각자의 역할에 의해 구원 역사가 계속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나 해야 할 것을 하지 못하고, 자기 욕심과 이기심을 채우기 위해서만 생활한다면 하느님의 일은 완성될 수가 없게 됩니다.
우리의 일은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일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 뜻에 맞게 행동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 뜻은 사랑에 있고, 그 사랑의 일을 계속해서 실천해야 자기 역할에 충실한 삶이 될 수 있습니다.
-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
누군가를 신뢰하면 그들도 너를 진심으로 대할 것이다. 누군가를 훌륭한 사람으로 대하면, 그들도 너에게 훌륭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랄프 왈도 에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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