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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삶(이웃사랑)

< 새해, 가정부터 지키자 >

                                < 새해, 가정부터 지키자 >

현대 사회에서 가정은 수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가정의 가치와 관련해 교회는 예수님의 성가정의 모범을 따라 사랑과 거룩함으로 가득한 가정의 중요성에 대해 항상 강조해왔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가치관에 있어서도 가정과 가족의 소중함은 언제나 모든 가치의 가장 앞에 강조돼 왔다.

하지만 물질만능주의와 개인주의 등으로 인해 오늘날 가정이 사랑으로 자녀를 양육하는 생명의 요람 자리를 점점 내어놓고 있다. 게다가 평생 자녀를 위해 희생했지만 말년에는 보살핌을 받지 못해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는 어르신들은 더욱 늘고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가족들이 뿔뿔이 헤어져야 하는 현실은 더욱 어둡다.

지금까지 수많은 전문가들, 강연과 프로그램들, 매스컴 등에서 가정이 중요하고 가정을 지켜야한다고 소리쳐 왔다. 하지만 지금 그 결과는 어떻게 됐는가. 그렇게 주장한대로 성과가 있는지, 아니 그렇게 하고자 노력했는지, 조금이라도 변화가 됐는지 깊이 있게 살펴봐야 할 시점이다.

새로운 해가 시작됐다고 해서 어느 한순간 사회와 교회 안팎의 문제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새로 시작하는 한 해를 하느님 뜻에 맞갖게 꾸려가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신앙인으로서의 노력은 각 가정 안에서 먼저 실현돼야 한다.

현대인들은 너무도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때론 ‘바쁜 것’이 정상이고 행복한 것이라고 착각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정작 바쁘다는 핑계로 가장 피폐해져 가는 것이 바로 가정이다.

특히 언제부터인가 가정 안에서 자녀의 신앙교육에 관심을 두는 부모들이 줄어드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가정은 자녀들의 사회적 문화적 도덕적 영적 교육과 성장을 위한 최초의 학교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진리 추구와 하느님 사랑으로 나아가는 삶의 첫 증인들이 돼야 한다.

새로운 한 해의 문을 열면서 올해는 특히 부부가 함께, 가능한 한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잠깐이라도 기도하는 시간을 갖길 권한다. 바쁘고, 어수선한 일들을 내려놓고 가족들과 하느님을 향해 시선을 두는 시간이 쌓여 가면 신앙인으로서의 내면은 자연히 다져질 것이다.

가정은 저절로 지켜지지 않는다. 그 안에서 작은 실천이라도 먼저 시작해야 한다. 가정이 살아야만 교회가 살고 사회가 살 수 있다.

- 가톨릭신문 사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