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깊은 묵상 옹달샘-이해인

< 들음의 길 위에서 > ​ 어제보다는 좀 더 잘 들으라고 저희에게 또 한번 새날의 창문을 주시는 주님 ​ 자신의 안뜰을 고요히 들여다보기보다는 항상 바깥일에 바삐 쫓기며 많은 말을 하고 매일을 살아가는 모습 ​ 듣는 일에는 정성이 부족한 채 '대충' '건성' '빨리' 해치우려는 저희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 가장 가까운 이들끼리 정을 나누는 자리에서도 상대방의 말을 주의 깊게 듣기보다는 ​ 각자의 생각에 빠져 자기 말만 되풀이하느라 참된 대화가 되지 못하고 독백으로 머무를 때도 많습니다 ​ - 우린 참 들을 줄 몰라 - 왜 이리 참을성이 없지? - 같은 말을 쓰면서도 통교가 안 되다니 ​ 잘 듣지 못함을 반성하고 나서도 돌아서면 이내 무디어지는 저희의 어리석음과 습관적인 잘못은 언제야 끝이 날까요.. 더보기
< 나눔에 대한 묵상 기도 >​ ​ 주님 당신의 생애는 그렇게도 철저한 나눔의 생애로 부서졌건만 우리의 날들은 어찌 이리 소유를 위해서만 숨이 차게 바쁜지 시시로 당신 앞에 성찰하게 하소서 ​ 진정 당신 안에서가 아니면 나눔의 참뜻을 알지 못하는 우리 당신이 세상에서 모범을 보이신 대로 아낌없이 모든 것 내어 주고도 한끝의 후회가 없는 너그럽고 순수한 마음을 주소서 ​ 나눔은 언제나 자신을 주는 행위입니다 나의 생각, 나의 말, 나의 미소 나의 기쁨, 나의 재능, 나의 지식 그리고 나의 물건과 그 밖의 모든 것을 나누는 것이 바로 내 생명의 일부를 주는 경건한 행위임을 잊지 않게 하소서 ​ 나의 정성과 나의 노력과 나의 시간과 나의 마음을 더 많이 바칠수록 남에게 더욱 빛나는 선물이 됨을 항시 기억하게 하.. 더보기
< 말의 빛 > ​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된 말 닦을수록 빛을 내며 자라는 고운 우리 말 ​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억지 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빛 나를 내어 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언제나 부담 없는 푸르른 소나무빛 나를 키우려고 내가 싱그러워지는 빛 ​ "용서하세요"라는 말은 부끄러워 스러지는 겸허한 반딧불빛 나를 비우려고 내가 작아지는 빛 이해인 더보기
< 찾으면서 떠나는 여행길 > ​ 우리의 삶은 늘 찾으면서 떠나고 찾으면서 끝나지 ​ 진부해서 지루했던 사랑의 표현도 새로이 해보고 ​ 달밤에 배꽃 지듯 흩날리며 사라졌던 나의 시간들도 새로이 사랑하며 걸어가는 요행길 ​ 어디엘 가면 행복을 만날까 ​ 이 세상 어디에도 집은 없는데······ ​ 집을 찾는 동안의 행복을 우리는 늘 놓치면서 사는 게 아닐까 ​ - 이해인 에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