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0주간 수요일
(에페6.1-9.루카13.22-30)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음악을 잘 듣지 않지만 그래도 음악을 듣는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차 안입니다. 차 안 라디오를 이용해서 음악을 듣는데, 주로 클래식을 듣습니다. 조용한 클래식을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져서 운전하는 데 더 집중이 잘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 번은 차 시동을 켜자 클래식 음악이 아닌 최신 가요가 나오는 것입니다. 클래식 전문 방송이기에 당연히 클래식이 나와야 하는데, 최신 가요가 나오니 ‘방송국에서 음악을 잘못 틀었나?’ 싶었습니다.
확인해보니 방송국에서 잘못 틀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얼마 전에 다른 신부에게 차 운전대를 맡긴 적이 있었는데, 아마 그때 방송 주파수를 바꾼 것 같습니다.
클래식 방송을 들으려면 클래식 방송이 나오는 곳으로 주파수를 맞춰야 합니다. 주파수도 맞추지 않으면서 클래식 방송이 나오지 않는다고 불평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주님의 말씀을 들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님께 주파수를 맞춰야 주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습니다. 세상 것에 주파수를 맞추고 있으면서 주님의 말씀이 들리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주님께 주파수를 맞춘다는 것은 주님의 뜻에 맞게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랑의 삶, 평화와 기쁨의 삶을 살면서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이야말로 주님께 주파수를 맞춰서 매 순간 주님의 목소리를 듣는 참 기쁨의 삶이 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주님께 주파수를 맞춘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주님께서는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루카 13,24)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좁은 문은 어렵고 고통스러운 문입니다. 단순히 학연, 지연, 혈연 등으로 쉽게 들어갈 수 없습니다. 이렇게 쉬운 방법으로 들어가려고 하면,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모른다.”(루카 13,25.27)라면서 내치실 것입니다.
유다인은 스스로 선택된 민족이라고 생각해서, 자기들 외에 구원받을 사람은 적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루카 13,23)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꼴찌지만 첫째가 되는 이들이 있고, 지금은 첫째지만 꼴찌가 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루카 13,30)라고 하시면서 그들의 생각과 정반대로 구원받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던 이방인들이 오히려 역전되어 구원받을 것임을 분명히 하십니다.
주님의 뜻을 따르는 것은 십자가의 길을 걷는 것입니다. 세상은 물질과 세속 중심이기에 사랑 중심인 주님의 뜻과 반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세상으로부터 반대를 받아 힘든 상황에 부닥쳐지게 됩니다. 그래도 이 좁은 문을 향해 걸어가라고 하십니다. 이 문 안에만 영원한 생명이 주어지는 진정한 구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당신 자신을 바꾸는 것이다(넬슨 만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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