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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福音 묵상

주님 성령의 능력 없이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에페6.10-20.루카13.31-35)

                  주님 성령의 능력 없이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단 몇 개월 만에 국격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모습을 바라본다는 것, 참으로 비참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도자로서의 덕성이나 품격은 둘째 치고, 이건 뭐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본이나 상식을 찾아볼 수 없으니,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뿐입니다.

실망을 넘어 포기, 좌절을 넘어 회피가 정답인 이 시대, 바오로 사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힘겨운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가르치고 계십니다. 한 문장 한 문장 따라가 보니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진리로 허리에 띠를 두르십시오.

의로움의 갑옷을 입으십시오.

발에는 평화의 복음을 위한 준비의 신을 신으십시오.

믿음의 방패를 잡으십시오.

구원의 투구를 받아쓰십시오.

성령의 칼을 받아 쥐십시오.

늘 성령 안에서 온갖 기도와 간구를 올려 간청하십시오.

갈등과 혼돈의 시대, 우리는 더 깨어있어야겠습니다. 진정한 진리가 무엇인지 식별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해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성령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성령의 동행이 필요합니다. 성령께서 우리 삶 한가운데 굳건히 현존하심을 의식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다 보면 매일 매일 사랑의 기적을 연출해나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몇백 번 죽었다 깨어나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 대단한 일들을 아무것도 아닌 듯 태연한 얼굴로 매일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성령께서 함께 하시니 가능한 일입니다. 성령은 불가능을 가능케 하시는 분입니다.

성령께서 흘러넘치도록 우리에게 오실 때면 좋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주실 것입니다. 안갯속 같았던 우리의 시야를 환하게 밝혀주실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하느님과 세상만사를 제대로 볼 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꽃이 피는 시절에도 기뻐하지만, 꽃이 지는 시절도 기꺼이 받아들일 것입니다. 막 출고된 신차처럼 건강미 철철 넘치는 젊은 시절에도 감사하지만, 노후된 중고차처럼 여기저기 아프고 골골할 때도 감사의 기도를 바칠 것입니다.

성령께서 함께 하실 때 우리는 한없이 부족하고 나약한 한 인간 존재지만 대자연의 순환주기와 생로병사를 큰마음으로 수용할 것입니다.

성령께서 내 안에 활동하실 때 인생사 안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 결코 호의적이지 않은 현실을 인생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위로부터 주시는 능력,

주님 성령의 능력이 없이

저는 아무런 기도도 할 수 없습니다.

주님의 영이 제 안에서 기도하게 하시고

“주 예수님”이라고 고백하게 하시며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게 하소서.

주님, 기다립니다.

주님, 고대합니다.

주님, 소망합니다.

언제나 하나 되게 하시고

따뜻이 위로하시는

주님의 영을 제게 주소서.

(하레사쿠 마사히데, 하늘 아버지께 드리는 77가지 기도, 생활성서 참조)

-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