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5일 주님 공현 대축일 전 목요일
(요한1서3.11-21.요한1.43-51)
나타나엘, 하느님의 날개 아래 서 있던 사람, 하느님의 얼굴을 찾던 사람!
예수님 시대 나자렛은 그야말로 별 볼 일 없는 동네, 기대할 것이 없는 낙후된 고을이었던가 봅니다.
바르톨로메오 사도와 동일 인물로 추정되는 나타나엘은 최근 사람들 사이에서 희자되고 있는 예수라는 인물에 대해서 소식을 듣긴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예루살렘 출신이 아니라 나자렛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나서는 즉시 그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접었습니다. 그만큼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나자렛이라는 마을은 보잘 것 없는 동네였습니다.
예수님을 만나 뵙고 온 필립보가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나타나엘을 초대했는데, 나타나엘의 반응은 완전 시니컬합니다.
“나자렛에서 무든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그러나 필립보의 거듭된 초대와 강권에 마지못해 나타나엘은 필립보를 따라나섰습니다. 예수님을 향해 걸어갑니다.
그 순간 예수님의 한 마디로 상황은 대반전이 일어납니다. 당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나타나엘을 향해 예수님께서는 정말이지 평소 좀체 사용하지 않으셨던 극도의 칭찬을 건네십니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이런 예수님의 칭찬을 통해 우리는 나타나엘의 인간 됨됨이, 그의 깊은 신앙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복음서 그 어디를 봐도 이렇게 예수님으로부터 대단한 칭찬의 말을 듣는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나타나엘을 다른 무엇에 앞서 열심히 기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지적하시는 바처럼 그는 무화과나무 아래 서 있던 사람, 하느님의 날개 아래 서 있던 사람, 하느님의 얼굴을 찾던 사람, 하느님 나라를 간절히 고대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인간의 마음속 깊은 생각은 물론 모든 것을 알고 계시던 하느님 아들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대단한 칭찬을 받고 있는 것을 봐서 나타나엘은 신앙의 정도를 걷던 사람, 다른 이들의 이정표요 귀감인 사람, FM 신앙인이 틀림없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빈말을 하신다거나 없는 것을 애써 꾸며 말씀하시는 분이 절대로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토록 탁월했던 모범생 신앙인이었던 나타나엘에게 예수님께서는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더 큰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토록 우리가 그리워하고 꿈꾸던 하느님 나라를 보여주시겠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천국을 약속하시겠다는 말입니다. 사랑과 자비로 충만한 하늘나라의 아름다움, 감미로움, 그곳에서의 평화로움, 잔잔함, 행복을 맛보게 하시겠다는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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