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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곱씹어 깨치기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조양제, 베드로, 대필 작가)

제 스마트폰에는 참 많은 앱이 깔려 있습니다. 책을 좋아해서 책 관련 앱도 있고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KTX나 고속버스 앱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앱 중에 가장 앞줄에 있는 건 ‘가톨릭인터넷 굿뉴스’ 앱입니다. 강원도에서 서울로 일을 보러 갈 때는 기차 안에서 제일 먼저 하는 게 이 앱을 켜고 매일미사를 보는 겁니다. 오늘은 또 어떤 구절이 나에게 하루를 온전히 올바르게 걸어갈 지팡이가 되어줄 것인지 차분히 바라봅니다. 그리고 눈에 번쩍 들어온 말씀이 있으면 캡처를 해서 ‘오늘의 성경말씀’이라는 앨범에 모셔둡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하루를 살아갈까요? 이 땅에 사람이 태어난 후로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것 없을 것 같습니다. 소크라테스 시대에도 요즘 애들 참 버르장머리 없다는 소리를 한 걸 보니 사람만 바뀌었을 뿐 우리는 늘 똑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고 해도 100년 후면 그 사람은 이 땅에 없고 다른 누군가가 그 사람처럼 또 다른 부를 축적하기 위해 발버둥 치며 살 겁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평생 갈 것처럼 살지만 그 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우리 인간의 삶이 참 허무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느 날 매일미사를 보다가 이 구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허무에 관한 그 유명한 구절, 코헬렛이 말한 허무로다, 허무 말이죠. 그 허무 구절 아래 이런 말이 있습니다.

“태양 아래에서 애쓰는 모든 노고가 사람에게 무슨 보람이 있으랴? 한 세대가 가고 또 한 세대가 오지만 땅은 영원히 그대로다.”

그렇습니다. 사람만 바뀌고 땅은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그 땅에 예수님이 오셨다 가셨고 우리 선조들이 왔다 갔습니다. 가시면서 무언가 신호를 보내고 갔는데 우리는 그걸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허무로다, 허무’ 이 말이 진짜 우리 삶의 허무를 얘기하는 걸까요? 코헬렛이 얘기한 허무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물질적 가치들의 허무를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그 물질적 가치에 매달리느라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하신 말씀을 귀하게 못 듣습니다. 힘들고 지칠 때 사람들은 성경에서 위안을 받지 못하고 스마트폰 속의 영화 앱이나 게임 앱에서 위안을 받습니다. 예수님이 이렇게 살면 분명 하느님 나라에 들 것이라고 그렇게 강조하셨는데 엉뚱한 곳에 정신을 팔립니다. 지금 이 땅에 살고 계신 분들은 100년 후에는 없을 겁니다. 반백 년을 살아보니 그 시간이 그렇게 긴 것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땅을 뜨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하느님 말씀을 붙잡으려는 습관을 들이려 합니다. 그 습관을 ‘가톨릭인터넷 굿뉴스’의 매일미사가 선물합니다. 참 고맙고 소중한 습관이라 생각합니다.

- 가톨릭평화신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