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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堂-감사 찬미 제사

< 설 >

< 설 >

복음 루카 12,35-40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의 기쁨을 맘껏 누리시고, 주님의 사랑과 은총이 여러분 가정에 충만하시길 기도합니다.

오늘은 한 해의 첫날을 기리는 명절인 설날입니다. 설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새로 온 날이 낯설다는 의미에서 낯설다의 어근인 ‘설다’에서 온 것으로 본 시각과 한 해가 새롭게 개시되는 날을 의미하는 ‘선날’이 설날로 바뀌었다고 보는 시각이 대표적입니다.

낯선 설, 한 해가 새롭게 시작되는 ‘설’입니다. 이렇게 낯설고 새로운 날에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요? 예전과 같은 부정적인 마음으로 힘든 날이 아닌, 긍정적인 마음으로 희망을 간직할 수 있는 멋진 날들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무장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분명 어제와 다른 참 기쁨의 삶을 여러분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를 잘 아실 것입니다. 그 내용은 이렇지요. 여우가 길을 가다가 잘 익은 포도를 발견합니다. 이 먹음직스러운 포도를 먹으려고 폴짝폴짝 뛰어 보았지만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도저히 포도를 딸 수가 없었습니다. 한참의 노력 끝에 여우는 이렇게 말합니다.

“저 포도는 시어서 맛이 없을 거야.”

이렇게 생각을 바꾸고 나서 여우는 편안한 마음으로 자기 갈 길을 갈 수 있었습니다. 만약 여우가 생각을 바꾸지 않고 계속해서 포도를 얻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면 어떠했을까요? 그 노력으로 포도를 얻을 수 있다면 커다란 만족감을 얻게 되겠지만, 모든 노력으로도 얻지 못한다면 그 실망감은 대단히 클 것입니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다 보니 포도를 먹지 못했어도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생각도 바꾸면 삶이 편안해진다는 교훈을 얻게 됩니다.

우리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좌절과 절망을 가져오는 생각은 안 됩니다. 또 불평과 원망을 가져오는 생각도 가져서는 안 됩니다. 지금의 어려움을 뒤로 할 수 있는 지혜, 미래의 희망을 바라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주인이 왔을 때 깨어있는 종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루카 12,40)라고 명령하십니다. 준비한다는 것은 과거로 되돌아가는 삶이 아닙니다. 바로 미래의 삶인 주님과 함께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삶인 것입니다. 이를 위해 과거에 갇혀 있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미래를 바라보며 지금의 삶에 충실한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생각이 새해 복을 더 충만하게 받을 수 있게 할 것입니다.

-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

그 어떤 희망이든 자신이 품고 있는 희망을 믿고 인내하는 것이 바로 인간의 용기이다. 그러나 겁쟁이는 금세 절망에 빠져 쉽게 좌절해 버린다(에우리피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