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 곰삭한 맛

< 너를 위해 내어줄 때 >

< 너를 위해 내어줄 때 >

푸른 하늘에

누군가를 위해

연을 띄우는 마음은 아름답습니다.

어느 눈먼 소녀가

연을 날리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던 사람이 소녀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왜 연을 날리니?

넌 아무것도 볼 수 없으면서.”

그 말에 소녀는 방긋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나는 볼 수 없지만

다른 사람들이

내 연을 기뻐할 거예요.

그리고 나도 연이 나를

하늘 위로 끌어당기고 있는 듯한

느낌을 맛볼 수 있어요.”

세상에는 눈을 뜨고

마음이 닫힌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남이 볼까봐 장롱 위에 얹어 놓아

뽀얗게 먼지가 앉은 연이

우리에게는 없는지요?

내게 있는 모든 것을

너를 위해 내어줄 때

하늘로 끌어당겨지는 느낌과 같은

행복감에 젖는 게 아닐는지요.

- 오인숙

'詩, 곰삭한 맛'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  (0) 2023.01.26
< 다시 >  (0) 2023.01.24
< 리듬 인생 >  (0) 2023.01.21
산다는 것  (0) 2023.01.18
< 인생서가(人生序歌) >  (0) 2023.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