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치릴로 수도자와 성 메토디오 주교 기념일
(창세6.5-8:7.1-5.10.마르8.14-21)
주님 보십시오. 저는 이토록 가련하고 가난한 자입니다!
오늘 주님 말씀은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오늘 저를 향한 일침이요 외침같이 느껴집니다. 피부에 확 와닿으면서도 마치 폐부를 꽉 찌르는 듯합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빵이 없다고 수군거리느냐?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느냐? 너희 마음이 그렇게도 완고하냐? 너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마르코 복음 8장 17~18절)
그토록 오랜 세월 신앙생활을 거듭해왔건만 저는 아직도 지상 것들에 촉각이 곤두서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의 양식보다 곧 썩어 없어질 세상의 빵에만 집착하고 있습니다.
이제 수도 생활의 연륜도 만만치 않건만, 아직도 마음이 열리지 못해 신앙의 진리, 주님의 실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합니다.
그토록 많은 시간 동안 기도와 묵상에 전념했건만, 가장 본질적인 깨달음, 결정적 회심에 도달하지 못하고 겉으로만 맴돌고 있습니다.
저는 정녕 영적 시각 장애, 영적 청각 장애를 지니고 있는 사람입니다.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를 못합니다. 부르시고 외치시는 간절한 주님 외침을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님 보십시오. 저는 이토록 가련하고 가난한 자입니다. 당신 자비와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부디 제 눈을 열어주십시오. 제 귀를 열어 주십시오. 제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주시오.
그리하여 참된 진리가 무엇인지 보게 하시고, 진정한 인생의 결론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시고, 참된 주님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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